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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권한대행이 무슨 죄가 있어!"…한덕수 탄핵 표결 두고 국회 아수라장[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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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탄핵안 표결에 여야 '벤치클리어링'

국민의힘 "의장 사퇴" 구호…미동 없는 우원식

야당은 느긋하게 투표…"내란당 OUT" 피켓도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다. 차분하게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과 달리, 이날 국회는 여야 간 고성과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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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 가결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찬성)를 문제 삼으며 우원식 의장에게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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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때부터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우 의장과 야당을 향해 항의했다. 한 대행에게 탄핵할만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권한대행이 무슨 죄가 있어!"라고 소리쳤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탄핵소추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시작했지만 여야 간 고성에 묻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사태에 비유하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뭐가 내란이야! 말은 똑바로 해라!"고 소리쳤다. 이에 민주당 측도 "들어보세요!" "내란당은 해체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이 내란수괴!"라고 맞받아칠 뿐이었다.

갈등은 우 의장의 의결정족수 기준 발표 때 폭발했다. 우 의장이 오후 4시4분께 한 대행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재적의원의 과반수, 즉 151석으로 정했다고 발표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 앞으로 쏟아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의장석 너머로 우 의장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의장석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 과정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곽 의원,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과 김용만 민주당 의원이 서로 밀면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흡사 야구 경기 중에 팀원들이 싸우는 '벤치 클리어링'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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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에 대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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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이미 검토를 거쳤다며 표결에 돌입했다. 야당은 박수를 쳤고, 여당은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천 무효!" "의장 사퇴!" "직권 남용!" 등 구호를 번갈아 가면서 팔뚝질을 했다. 임 의원은 의장석을 손으로 치면서 우 의장에게 손가락질했다. 곽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손가락 두 개를 흔들었다. 의결정족수 기준이 151석이 아닌, 200석이 돼야 한다고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의장석에 앉아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우 의장이 투표하러 일어나 의장석이 비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속 소리 질렀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재판소법' 책을 들고 항의했다. 다만 기권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팔뚝질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걸터앉아 이들을 지켜봤다.

야당은 느긋하게 투표하면서 여당 의원들을 바라봤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구호를 외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내란공범당 국민의힘 아웃(OUT)"이 적힌 피켓만 들고 의장석 옆에 서 있었다. 가끔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해산!"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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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헌법재판소법'을 들고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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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마치고 돌아온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에게 "투표 안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구호만 외치자 우 의장은 투표를 마치고 개표하겠다고 밝혔다. 개표를 시작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바로 본회의장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항의 구호를 외치고 20분 만이었다. 일부 남아서 항의하던 국민의힘 의원도 권 대행의 나오라는 손짓에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서 나간 후 개표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우 의장은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총투표수 192명, 찬성 192명으로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야당 의원들은 별말 없이 박수치면서 표결 결과를 환영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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