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우크라, 사망한 북한군 수첩 공개…1명이 드론 주의 끌고, 나머지 2명이 사격하는 대응법
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SOF·Special Operations Forces)가 공개한 북한군 병사 '정경홍'의 수첩 메모. 북한군 병사 셋이 조 하나를 이뤄 드론을 격추시키는 방법이 적혀 있다. /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 |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가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는 사실을 우리 국가정보원이 공식 확인하면서 최근 SOF가 거론했던 다수의 북한군 관련 소식의 신빙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최근 우크라이나 SOF는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의 사망 소식 뿐 아니라 이들의 드론 대응법과 편지, 위장 신분증 등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부상을 입은 북한군 1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속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SOF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생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정보를 우리 정보당국이 확인하면서 이전에 제기된 주장도 사실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SOF는 전날 정경홍이라는 이름으로 추정되는 북한군의 개인수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수첩에는 드론 대응책이 쓰여 있었다. 대응책은 북한군 병사 셋이 하나의 조를 이뤄 드론을 격추시키는 전술이었다. 이른바 미끼 역할을 맡은 병사 1명이 드론과 7m 거리를 유지하면서 움직이다 멈추면 10~12m 밖에 떨어진 병사 2명이 드론을 사격해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북한군이 사실상 목숨을 담보로 드론에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대응하지 못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은 지난 10월부터 러-우 전쟁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1만1000여명이 투입됐다. 최근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 100여명이 사망하고 약 1000명이 다쳤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Special Operations Forces)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북한군 정경홍으로 추정되는 시신에서 손편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편지. /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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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SOF는 지난 24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손편지를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북한군은 편지에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라며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편지 작성일은 지난 9일이었다. 북한군이 작성해 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이거나 초고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군은 편지를 지니고 있던 북한군 여권에 정경홍이라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SOF는 최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와 이들로부터 입수했다는 '위장 신분증' 사진도 3건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이 소지한 신분증에는 김 칸 솔라트 알베르토비치, 동크 잔 수로포비치, 벨리에크 아가나크 캅울로비치 등의 러시아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서명란의 이름을 해독한 결과 병사들의 이름은 리대혁, 조철호, 반국진이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초기부터 신분 위장 사실을 발표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 전 러시아 시베리아 아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들처럼 사진을 찍고 신분증을 위조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국정원과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교대 또는 증원 파병에 나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SOF)가 지난 22일(현지 시각)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것이라며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군용 신분증. 러시아어로 된 신분증 서명란에 한글로 '리대혁'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S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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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SOF)가 지난 22일(현지 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군 3명을 사살했다며 공개한 시신 사진. 이 시신의 신분증 서명란에는 한글로 '리대혁'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S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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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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