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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혈관 서서히 막히는 '이 병'…기온 '뚝' 겨울철이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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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추운 날 수축하면 증상 악화"

"70% 막혀 있어도 못 알아차려…평소 생활습관 관리해야"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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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오래된 수도관에 이물질이 쌓여 막히는 것처럼 혈관 내벽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침전물이 쌓이는 질환을 동맥경화증, 더욱 정확하게는 '죽상동맥경화증(죽상경화증)'이라고 한다.

이물질이 축적될 경우 수도관이 쉽게 막히듯 죽상경화증이 생기면 피가 흐르는 통로가 좁아지고 경직돼 혈류가 흐름을 방해한다.

혈관은 심장, 뇌, 신장 등 우리 몸의 조직과 기관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이 건강하지 않으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데 특히 심혈관질환이 급증하는 겨울철 더욱 주의해야 한다.

27일 김민식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추울 때는 혈관이 쉽게 수축하게 돼, 원래도 좁은 상태인데 죽상경화증이 있는 경우 더 좁아질 수 있다. 혈관 상태가 괜찮은 사람도 새벽이나 아침에 찬 바람을 쐬면 가슴이 아프다든지 협심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심장, 뇌, 신장 등 주요 장기로 가는 혈관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 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을 유발한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일 가능성이 커져 죽상경화증의 원인이 된다. 또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만성질환도 혈관에 부담을 주거나 손상을 입혀 발생 확률을 높인다.

또 흡연할 때 담배의 독성물질이 혈관 내피를 손상하고 염증을 유발해 콜레스테롤 침전과 혈전 형성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 외에도 가족력과 나이, 스트레스, 운동 부족, 만성 염증 상태 등이 영향을 미친다.

김 과장은 "죽상경화증은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데 병증이 진행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동맥의 50% 이상 혹은 심각하게 좁아졌을 때 이상 증세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장년층은 노화가 진행되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를 불문하고 환자 중 대부분이 운동을 안 하는 데다가 사실 심장 혈관이 70~80% 정도가 좁아져 있어도 심장이 편안하게 뛰고 증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운동하는 등의 이유로 맥박이 100~120회 정도로 올라간 상황에서는 좁아진 혈관 때문에 피가 덜 가게 된다"며 "이렇게 맥박이 순간적으로 올라갈 경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점점 진행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혈관이 점차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혈관 위치와 협착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 신장의 신동맥 및 말초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에 따라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이나 허혈성(혈액 공급이 부족한 상태) 사지 질환 등이 나타나게 된다.

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협심증이 발생하면 흉통과 압박감을 느끼고 심장이나 폐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일상생활이 어렵게 되며 하지 동맥이 좁아지면 걷거나 운동 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장마비, 뇌졸중 외에도 말초 동맥이 좁아지면 피부가 차가워지거나 창백해질 수 있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이렇듯 죽상경화증은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데 발병률이 높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죽상경화증 환자 수는 2019년 10만 2832명에서 지난해 12만 2430명으로 약 19%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50~70대 환자 수가 10만 156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죽상경화증은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만성질환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2~4배 증가한다.

죽상경화증은 혈액 검사, 혈압 측정, 심전도 검사, 심장 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CT, MRI 등의 검사를 통해 확인 및 진단한다.

만약 죽상경화 증상이 나타났거나 혈액 순환 기능이 저하됐다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줘야 한다. 혈관에 혈관성형풍선을 넣고 부풀려 좁아진 부분을 넓혀주거나 그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를 좁아진 부위에 넣어 혈관 벽이 좁아지는 것을 막는 혈관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어렵다면 자신의 다른 혈관이나 인공혈관을 이용해 좁아진 부분을 우회해 연결하는 우회로이식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죽상경화증은 초기 증상이 없어 더 위험하기에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 관리로 예방해야 한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음식과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위주의 식습관이 좋다. 또 매일 30분 이상 걷기, 달리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통해 대사를 원활히 하고 적절한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일부는 심혈관 질환에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아스피린을 저용량 먹기도 한다. 당뇨나 고혈압 등 환자도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될지 묻자 김 과장은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심장에 스텐트를 넣고 했던 분들은 꼭 드셔야 한다. 그러나 항혈전제이다 보니 장출혈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무조건 먹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부작용 대비해서 과연 이득이 더 큰 것인지를 따져 복용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음주나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혈관 건강을 해치게 되기에 스트레스 관리 역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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