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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왔다, 내 주말 도둑" 오징어게임2 관전 포인트[Weekend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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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관전 포인트
코인유튜버·탈북민 등 새인물 대거 등장
비석치기·제기차기·공기… 게임도 추가
'大 위해 小 희생' 주인공 기훈 바뀐 성격
편가르고 반목하는 모습 현실과 맞닿아


파이낸셜뉴스

전편의 우승자 456번 성기훈(이정재)이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기념 행사.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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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3년 만인 26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시즌 2 공개에 앞서 지난 10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등 11개국에서 팬 이벤트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 시즌3 공개를 앞두고 7부작으로 완성된 시즌2는 전편 우승자 456번 성기훈(이정재)이 우연히 모객 중인 딱지남(공유)을 보고 다시금 분노, 복수를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죽음의 게임을 멈추려는 기훈과 기훈을 무너뜨리려는 프런트맨(이병헌)의 대결이 핵심 갈등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의 게임도 새롭게 펼쳐진다.

시즌1에서 등장한 인물은 성기훈을 비롯해 프런트맨, 형사 준호(위하준), 기훈 친구 정배(이서환), 딱지남(공유) 정도다. 시즌2에는 새로운 인물이 대거 출연하나 시즌1과 같은 세계관과 게임의 룰을 갖고 있어 다른 듯 친숙하다. 세트와 시그니처 음악 역시 살짝 변형·편곡해 시즌1의 색깔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시즌1만큼 충격적이진 않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직조된 이야기는 다른 재미로 시리즈의 완성도를 잇는다. 새로운 게임은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게임이 등장한다. 딱지남의 과거도 다뤄지면서 '멜로 장인' 공유의 폭주가 눈에 띈다. 또 깐부 할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해 참가한 1번의 연기도 볼 만하다. 하지만 성기훈은 그의 정체를 모르지만 시청자는 알기 때문에 반전의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가장 큰 변화는 기훈의 성격이다. 다소 철없고 순박했던 기훈은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맹목적 목적에 사로잡힌 그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도덕적 딜레마도 저지른다. 시즌2에는 2030대 청춘 스타들이 대거 합류한 게 특징이다. 시즌1의 글로벌 흥행 덕분이기도 하지만, 지난 3년간 코인과 인터넷 도박 등으로 큰돈을 잃고 빚을 진 2030대가 늘어난 사회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참가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기에 연루된 코인 투자 유튜버(임시완)와 그의 옛 여자친구(조유리), 성전환 수술비가 필요한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박성훈), 북한에 딸을 두고 온 탈북민(박규영), 은퇴한 래퍼(최승현·탑), 넉살 좋은 해병대 출신 청년(강하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노름빚을 진 아들(양동근)과 아들의 빚을 갚으려고 게임에 나선 엄마(강애심), 딸의 병원비를 벌려는 아빠(이진욱) 등이 합류했다.

마약 은퇴·논란의 탑이 극중 마약중독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감독은 캐스팅 논란에 "본인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공개 후 여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더 글로리'의 박성훈은 여장한 곱상한 외모와 달리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중 매력을 뽐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못난 아들을 한없이 품는 엄마 역의 강애심이다. 오지랖 넓고 정 많은 K엄마로 감동을 준다. 이외에도 이병헌과 이정재의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모두가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에 응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쟁보다 함께의 가치를 되새기는 '오징어 게임'의 미덕은 여전하다. 다만 시즌1에 비해 스타성 높은 배우진 덕에 게임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극중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는 점은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시즌2의 중요한 연출 요소 중 하나가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의 계속 여부를 묻는 OX 투표다. 이 투표는 다음에 무슨 게임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드라마를 쭉 보게 한 시즌1의 장점을 약화시킨다. 대신에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반목하는 오늘날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이 죽을수록 상금이 늘어나는데, 이를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사회의 병폐를 꼬집는다.

특히 참가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게임을 관두고 싶어도 관둘 수 없는 운명공동체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황감독은 "전 세계에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 격변을 게임 속 세상과 연결해 볼 수 있다"며 "오징어 게임을 보는 게 현실과 동떨어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한국을 포함해 총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16억5045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는데, 연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8만8000년에 달한다. 약 95%가 해외에서 봤다. 시즌2는 다음 달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지명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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