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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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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 추락 여객기, 꼬리에 구멍 '숭숭'…러시아 대공포 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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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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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기 꼬리날개에서 총탄이나 파편에 맞은 흔적처럼 보이는 손상


25일(현지시간) 오전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러시아의 오인 사격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애초 새 떼와 충돌이 원인으로 거론됐으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항공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대공포에 맞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 여객기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경로를 변경해 카스피해 동쪽으로 건너간 뒤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습니다.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 3명 등 6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 중 생존자는 29명입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항공보안회사 오스프리 플라이트솔루션은 고객사들에 보낸 경고에서 당시 추락 영상, 항공기 손상, 최근 군사 활동 등을 평가했을 때 러시아군의 방공망에 격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당국자 안드리 코발렌코도 엑스(X·옛 트위터)에 여객기 일부와 내부 구명조끼 등에까지 구멍이 나 있다며 러시아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발렌코는 "러시아는 그로즈니 상공을 폐쇄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비행기는 러시아에 의해 손상됐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로즈니에 긴급 착륙하는 대신 카자흐스탄으로 보내졌다"고 적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여객기 꼬리 부분에 구멍이 여럿 나 있는 것을 들어 미사일 공격이나 방공 시스템 작동의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악타우로 하강하기 전 위험할 정도로 가파른 속도로 하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결모양으로 왔다 갔다 하는 비행경로와 착륙 직전 위험할 정도로 가파른 각도로 갑자기 하강하는 모습을 근거로 조종사들이 조종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행추적 사이트 에어로트랜스포트 데이터 뱅크의 설립자 알렉산드르 아브레인은 "항공기가 통제에 여러 문제를 겪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객기는 출발 후 러시아 북코카서스 상공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던 지역입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간밤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 여객기가 추락하기 불과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한 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됐습니다.

오스프리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니컬슨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러시아에서 드론 공격과 방공 시스템에 대한 경고 200건 이상을 발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니컬슨은 온라인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하게 일깨워주는 사례"라며 "우리의 노력에도 피할 수 있었던 방식으로 생명이 희생된 사실을 알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여객기가 러시아 공중 방어 자산에 의해 공격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조사관들이 결론 내리기 전 가설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정부 당국자들도 사고 원인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조사관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파라 다클랄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변인은 26일 엑스를 통해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고와 관련한 나토의 이날 첫 입장은 러시아의 오인 사격 의혹이 불거진 이후 나온 것으로, 시점상 러시아 연루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사진=아제르바이잔 소셜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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