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선물)은 이달 18일(현지시간) t당 1만2565달러(약 1840만원)로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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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주재료인 카카오(코코아) 몸값이 올해 3배 뛰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을 제쳤다. 이상 기후로 ‘코코아 품귀’ 우려가 커지며, 가격이 역대 최고가로 폭등하면서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선물)은 이달 18일(현지시간) t당 1만2565달러(약 1840만원)로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연초(4275달러)와 비교하면 194% 치솟았다. 같은 기간 규제 완화 기대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148%)보다 높다. 코코아 가격은 현재(24일 현지시간)도 1만1800달러대에서 거래된다.
박경민 기자 |
올해 코코아 가격이 폭등한 것은 이상 기후 영향으로 공급이 줄면서다.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은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아프리카에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농부들이 콩 수확을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가뭄이 이어졌다. 코코아 품귀 우려에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코코아뿐만 아니라 이상 기후에 커피와 오렌지 주스(선물) 가격도 급등했다. WSJ에 따르면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는 이달 10일(현지시간) 1파운드당 3.34달러를 기록했다. 1977년 이후 가장 비싼 원두다.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극심한 가뭄에 수확량이 줄면서다. 여기에 세계 2위의 커피 생산지인 베트남마저 태풍과 폭우 등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해 원두 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다.
오렌지 주스(원액) 가격도 역대 최고가로 뛰었다. 국제 선물거래소에서 오렌지 주스 가격(선물)은 이달 19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들어 69% 뛴 1파운드당 5.48달러에 거래됐다. 세계적인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과 미국이 이상 기온과 전염병으로 오렌지 농장이 피해를 본 영향이다.
네덜란드 투자은행인 라보뱅크의 원자재 분석가인 오란 반 도르트는 ”악천후로 코코아와 커피, 오렌지 수확량이 많이 감소했다“며 “새해에도 (수확량 감소에 따른) 가격 급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최근 고환율(원화가치 하락)에 수입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먹거리 원재료 가격도 급등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내 식품ㆍ외식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 비중이 60~70%인 식품산업과 30~40%를 차지하는 외신산업에서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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