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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 대담 : 더구루 오소영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이하 조태현) :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 큐에 전해드리는 취재 수첩 생생 타임즈 시간입니다.오늘은 더구루 오소영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기자님 나와 계십니까?
◇ 더구루 오소영 기자(이하 오소영)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네 안녕하세요. 기자님 지금 석유화학 산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굉장히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 대책이 나왔죠
◇ 오소영 : 네 정부에서 23일에 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그 내용의 핵심은 기업들이 이제 자율적으로 사업 재편을 유도하겠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뭐 금융 지원이나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과 같은 여러 방안들이 포함이 됐습니다.
◆ 조태현 : 자율적인 사업 재편을 유도한다 알겠습니다. 구체적인 정부 지원 내용은 잠시 뒤에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고요. 석유화학 산업 정말 안 좋기 때문에 이런 대책이 나왔을 거 아니에요?주가 흐름도 안 좋고 얼마나 안 좋다는 겁니까?
◇ 오소영 :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수션을 국내 석유화학 3사로 부르는데요. 모두 적자입니다. LG화학은 3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이 382억원을 기록해서 적자 전환됐고요. 그 여파로 전체 영업이익도 1년 전과 비교해 42.1%나 감소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적자 규모가 더 큽니다. 3분기 영업손실이 4136억원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한화솔루션도 8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화학 사업 부문은 31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 조태현 : 국내 석유화학 3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석유화학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이클 산업이라고 그래서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지 않나요?
◇ 오소영 : 네 통상 5~8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고 하는데요. 2001년과 2008년, 2013년 저점을 겪었고요. 2010년대 후반에도 호황이었다가 2019년부터 다운사이클에 진입했습니다. 석유화학의 원재료로 쓰이는 유가가 올랐고 미중 무역 분쟁 이슈도 대두되면서 수요는 둔화됐습니다. 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증설이 계획돼 있어서 당분간 불황이라는 전망이 컸는데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만나면서 빠르게 다운사이클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가전, 포장재 등 전방 수요가 늘면서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나왔었고요. 2021년 고점을 찍고 최근 2년 동안 계속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문제는 지금 다운사이클 국면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건데요. 반등이 안 보인다, 사이클이 사라졌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불황이 오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사이클이 반복돼야 하는데 지금의 불황 사이클이 호황으로 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 왜 이런 전망을 하고 있다는 겁니까?
◇ 오소영 : 공급이랑 좀 수요 측면에서 나눠서 볼 필요가 있는데 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발 대규모 증설이 있었습니다. 2020년부터 약 4년 동안 증설이 지속됐습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면서 가장 기본 물질이 되는 제품이 에틸렌인데요. 이 에틸렌만 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도약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은 에틸렌 생산량이 2020년 3227만톤에서 2023년 5174만톤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에는 미국보다 적었는데 2022년부터 미국을 뛰어넘게 되고요. 에틸렌 자급률은 2015년 74%에서 2023년 98%까지 커집니다. 올해는 100%를 넘는다고 하고요. 두 번째로 수요 측면에서도 고금리, 고물가로 세계 경기가 침체되고 수요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처라고 불리는 매우 중요한 시장인데요. 중국은 올해 5% 안팎 경제성장률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3분기까지 4%대였습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공급 측면에서는 너무 공급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수요는 부진하고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으니까 불황이 길게 이어질 것이다.라는 건데 유가의 영향은 없습니까?
◇ 오소영 : 네 유가 영향도 굉장히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는 원유에서 추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가가 크게 오르거나 크게 떨어지면 석유화학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두바이유는 12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여기에 202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간 전쟁까지 터집니다. 중동발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고유가가 지속됐고요. 고유가의 영향으로 에틸렌 스프레드도 감소합니다. 스프레드는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인데요. 업계에서는 에틸렌 스프레드 기준으로 t당 300달러를 넘겨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다고 봅니다. 그런데 2022년 이후 300달러를 밑돌고 있고요. 지난 18개월 동안 월평균 200달러를 넘은 건 넉 달뿐입니다. 올해 10월에는 110달러 선까지 무너졌으니까. 결국 팔아도 손해인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국내 석유화학 3사 가운데에서도 롯데가 특히 적자 규모도 제일 크고 제일 어렵다고 해요. 상황이 어떤 겁니까?
◇ 오소영 : 네 롯데케미칼은 2022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그래서 2022년 2023년 적자 합치면 1조 원이 넘고요. 또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좀 적자 이야기가 나오면서 롯데케미칼의 위기가 그룹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굉장히 어려운 상황 전체적인 그룹으로도 위기가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 다른 데에 비해서 롯데가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 그 배경은 뭔가요?
◇ 오소영 : 이유를 알려면 롯데케미칼의 성장 과정을 봐야 합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왔습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처럼 원료를 화학적으로 분해해서 단순한 공정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제품들이 기초석유화학에 속하는데요.
LG화학이나 한화가 다각화 전략을 필 때 롯데는 기초석유화학에 올인합니다. 2010년에는 오늘날 LC타이탄으로 불리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사들였고요. 우즈벡에서 저렴한 셰일가스를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분해설비(ECC)도 가동합니다. 2021년 총 450만t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을 늘려서 LG화학을 제치고 국내 1위로 도약하죠. 3분기 말 기준 롯데의 기초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3분기 말 기준으로 68.2%입니다. 반면 lg화학은 37.9%, 한화솔루션은 40.4%이고요. 기초석유화학 비중이 높으면 시황이 좋을 때는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호황기였던 2016년 롯데케미칼은 lg화학을 꺾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이후 LG화학과 1,2위를 다투면서 롯데의 주력 사업은 이제 유통이 아니라 화학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반대로 불황인 시기에는 기초석유화학 사업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기초석유화학 제품의 생산량을 집중적으로 늘려왔고요. 결국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저가 공세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음 알겠습니다. 굉장히 어떻게 보면 사업의 전략 차원에서 미스가 있었다라고도 볼 수가 있겠는데 내년 상황은 지금보다 좀 나아질까요?
◇ 오소영 : 일단 에틸렌 스프레드가 나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지난 10월 124달러까지 내려갔는데 이달 초 240달러선까지 올라왔습니다. 지난 23일 기준 202달러로 2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내려간 영향이 큰데요. 향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유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트럼프 1기 때도 원유 생산량을 2017년 1000만 배럴에서 2020년 1300만 배럴로 늘리며 유가 하락을 불러왔었거든요. 이게 2기 때도 반복이 된다면 결국은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는 거기 때문에 마진은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래서 이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좀 이게 과연 정말 장기적인 반등으로 이어질까 아니면 잠깐일까 이거에 대해서는 또 이견이 있는 상황인데요.왜냐하면 중국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설비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현재 8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이게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공장이 가동이 되고요.그러면 당연히 공급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리고 국내 석유화학사 같은 경우에도 지금은 가동률을 굉장히 낮춘 상황이지만 이 마진이 좋아지면 다시 가동률을 높일 수 있고 그런 공급 측면에서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잠깐 반등이고 다음부터 또 오랜 불황이 이어질 거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조금은 나아지는 기미가 있긴 하지만 중동 쪽에서 또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겠고 업계에서만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긴 한데요. 정부에서 이야기해 주신 대로 그래서 지원책을 내놓긴 내놨어요. 어떤 안들이 담겼습니까?
◇ 오소영 : 네 일단 금융 지원 쪽을 보면 3조 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마련했고요. 그래서 설비 투자나 연구 개발 활동 등에 대해서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이 됐습니다.그리고 인수합병이나 합작사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지원을 받을 수 있고요.그리고 또 하나는 이 석유 공장들이 울산이나 여수 대산 이런 지역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정부는 이들 지역을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고요. 예전에 태풍 한남로로 포항이 철강 산업이 많은 포항이 굉장히 큰 피해를 봤었는데 포항도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이 됐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지원 방안을 보면 피해 중소기업들 설비 복구 지원하는 거 그리고 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 방안 이런 것들이 포함이 됐었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석유화학 산업도 이 지역에 지정이 된다면 비슷한 규모의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 정부의 대책이 나오긴 했는데 관건이라면 역시 이게 효과가 있을 것이냐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거든요. 기자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오소영 : 일단 업계의 반응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요즘 탄핵 정국이고 이런 시기에 지원책을 내놨다 이거에 대해서는 좀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만 이게 기업의 자율성에 의존한 대책이라는 점에서 좀 한계가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은 나프타 분해 시설을 팔고 합병도 하고 고부가가치 쪽으로 돌려야 되는데 이런 거를 기업이 얼마나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상황이고요. 특히나 더 지금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의문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된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뭐 빅딜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합병이나 매각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들은 결국은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기업끼리 해결하려다 보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구조조정에 있어서, 기업에 맡기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 이런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지원책의 방향은 좋은데 효과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부가 참여를 해야 한다라는 지적까지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더구루 오소영 기자와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오소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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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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