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안할 듯
민주당 탄핵 추진…與 "수용 불가"
정부도 부정적…직무정지 판단 보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연말연시를 맞아 24일 서울 중부소방서를 방문해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을 추진하고 있지만, 총리실은 "정족수 논란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과 같이 '탄핵 불응' 입장을 정할 경우 헌법재판관 임명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민주당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더라도 임명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권한대행이란 자리가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자리가 맞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헌법재판관 임명과 같이 여야가 충돌하는 사안은 국민대표인 여야가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경우 한 대행이 지체 없이 이들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간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한 대행이 결단을 내려야 하지만 여야 입장차가 극명한 만큼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안을 발의해 27일 오후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튿날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민주당 주도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다.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놓고 국무위원 기준인 '재적의원 과반수(151명)'와 대통령 기준인 '재적의원 3분의 2(200명)'를 놓고 여야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총리실 내부에선 단순히 탄핵소추를 수용하긴 힘들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족수 논란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하다"며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한 대행이 이를 따라야 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한 대행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미만으로 통과되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 대행은 계속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정부 역시 여기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한 대행이 탄핵소추 불응이란 선택을 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여당 측에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결정족수에 대한 1차적 판단권을 가지는 만큼 일단 한 대행은 직무가 정지된다고 보고 있지만,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우 의장은) 1차 판단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대행 탄핵 의결정족수 논란에 대해 "권한대행이라는 이유로 200석이 필요하다고 하는 건 국민적 바람과 반대되는 의견"이라며 "국회의장이 151석으로 의결하는 순간이 전례가 되고 판례적 기능을 할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의견 제시보다는 의장의 해석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