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칸 유니스 병원에 생후1일 3주 한 달 된 아기 시신들 도착
외풍 들이치는 텐트와 차가운 바닥.. "어른들도 견디기 힘들어"
이스라엘의 폭격과 대피명령 반복으로 가자인구 90%가 난민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2023년 10월 29일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한 영안실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아이를 애도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난민 텐트촌에서는 겨울 추위로 최근 영아들이 죽어가고 있다. 2024. 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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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벌써 14개월 째 헛돌고 있는 휴전 지연의 책임을 서로 미루며 상대방을 탓하고 있는 동안 가자 지구에서는 생후 3주일 된 여자 아기가 밤새 추위로 동사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아기는 최근 며칠 동안 가자 지구의 난민 텐트 촌에서 야간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진 아기로는 벌써 3명 째 이다.
의사들은 이 피난민들이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공습과 대피령으로 허술한 텐트 안에서 수 십만 명이 열악한 환경을 견디어 내고 있으며, 그 때문에 어린이와 아기들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미 4만 50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 당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그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아이들이다. 사망자는 전투원과 민간인들을 가리지 않고 집계한 숫자이다.
이스라엘군은 무차별 공습과 전 지역에 대한 파괴를 계속해서, 가자 지구 인구 230만 명 가운데 90% 이상이 피난민이 되었다. 그 중 대부분은 여러 차례 이 곳 저 곳으로 피난을 다닌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춥고 습한 겨울이 시작되면서 대부분 해안가에 빽빽하게 몰려 있는 수십 만 명의 피난민들이 허술한 텐트 안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현지 구호 단체들은 음식과 생필품 등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은 담요 등 침구와 따뜻한 옷, 땔감의 공급이 더욱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안으로 반입되는 구호품의 양을 이 달 들어 하루 130 트럭씩 허용해 10월과 11월의 70트럭 보다는 많이 늘렸다.
하지만 유엔 발표에 따르면 그 양은 가을 이전에 비하면 한 달에 반입되는 양이 훨씬 적을 뿐 아니라 그 절반은 가자 지구 안에서 이동하는 것을 이스라엘 군이 막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보급품 트럭이 강탈 또는 절도를 당하는 등 무법천지 상태여서 구호가 더욱 어렵다.
생후 3주일 된 숨진 아기 실라는 아빠 마무드 알파시가 칸 유니스 시외의 무와시 텐트촌의 천막 안에서 담요에 싸서 안고 어떻게든 따뜻하게 해주려고 애썼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고 아빠가 AP기자에게 말했다.
이들이 있던 텐트는 바람을 막기엔 부족했고 땅바닥도 차가운데다가 24일 밤 기온이 9도 이하로 떨어졌다. 무와시는 가자지구의 지중해변에 있는 외딴 지역으로 농경지와 모래 언덕들 만 있는 벌판이다.
알파시는 "밤에는 너무 추워서 어른들도 견디기 힘들다. 아무리 애써도 따뜻하게 할 수가 없다"면서 실라가 밤새 세 번이나 잠을 깨서 울었지만 아침에는 몸이 빳빳한 채 아무 반응도 없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스로 야전 병원 한 곳에 달려갔지만 아기는 나무 토막 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의사들도 되살릴 수 없었다. 아기의 입술은 시퍼렇고 하얀 피부는 얼룩이 져 있었다.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소아과 의사 아흐메드 알파라는 아기가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48시간 동안에 생후 3일 된 아기와 1개월 된 아기가 같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왔다고 그는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곧 휴전이 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며 현재 휴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2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 위한 새로운 조건들을 내걸었다고 비난했다. 인질과 포로교환 문제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오히려 하마스가 서로 다 합의한 내용을 다시 문제 삼았다며 책임을 미뤘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과 군 대표가 포함된 협상단은 24일 카타르의 협상지에서 귀국해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1주일 동안 "중요한 협상"을 했다고 말했지만, 아직 성과는 없고 가자 주민의 고통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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