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①]
글로벌 해운업계, 친환경 선박 발주 가속화
탄소 배출 저감 위한 신기술 도입
추진선에 운반선까지 친환경선박 수주 쏟아져
해운업계는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운 선박은 화석연료, 특히 중유(heavy fuel oil)를 사용해 이산화탄소(CO10),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유해 가스가 배출된다.
IMO는 2023년 7월 열린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2008년 대비 해운업 탄소 배출량을 50% 저감하는 기존 목표를 ‘넷제로(Net Zero)’로 강화했다. 유럽연합(EU)도 2024년부터 해운업을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EU-ETS)에 포함하고, 2025년부터는 해상 연료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해운연료(FuelEU Maritime)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출처:한국해양진흥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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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EU를 거치는 선박에 대해서는 탄소배출량만큼 비용을 부과하겠단 의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은 기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해운업의 탈탄소가 친환경 선박 제조기술과 친환경 연료 공급에 달린 것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이유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발주선박의 10% 내외였던 대체연료 선박의 발주 비율은 10년 만인 2024년 50% 수준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발주는 배출 규제가 향상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메탄올과 암모니아, 새로운 대체 연료로 주목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친환경 연료는 LNG이다. LNG는 이미 널리 사용 중인 연료이기 때문에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와 비교하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LNG는 기존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20~30%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SOx)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85%,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다만 메탄올, 암모니아 등과 비교하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해 2050년 넷제로 이행과정의 과도기적 연료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실제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친환경선박 발주 10개 선사가 발주한 446척 중 64.8%가 LNG 추진선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최대 해운사로 친환경 선박을 주도하는 MSC는 LNG 추진선만 채택해 친환경 선박 발주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주량은 향후 해운업의 주요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클락슨 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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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가 현재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메탄올과 암모니아 같은 대체 연료들도 주목받고 있다. 메탄올은 석유화학 산업에서 중간재로 사용되며 기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고 친환경 연료로서의 가능성이 크다. 메탄올 사용 시 기존 선박유 대비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80%, 온실가스는 30%까지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 도입을 발표했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작년 7월 세계 첫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인 ‘로라 머스크호’를 완성해 발주사인 덴마크 AP몰러-머스크에 인도했으며, 올해 1월에는 1만62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를 세계 최초로 인도한 바 있다. 다만 그린 메탄올은 바이오가스나 바이오매스 등에서 소량으로만 얻을 수 있어 생산량을 높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암모니아는 향후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연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암모니아 연료가 2030년에는 해운업 연료의 8%, 2050년에는 4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탄소와 황을 포함하지 않아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10와 황산화물(SOx)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독성 문제로 말미암아 누출 위험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폭발 가능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올해 첫 상업용 엔진을 인도했고, 2025~2026년 상업용 암모니아 추진 선박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미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은 2023년에만 25척 발주됐다. 증권가에서는 2035년까지 200척 규모의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수소·이산화탄소 운반선 발주도 이어져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은 추진선뿐만 아니라 운반선(Cargo Ship)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이 대표적이다. 질소(N)와 수소(H)가 화합된 암모니아(NH3)는 상온·상압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수소를 액체로 변환해 운송하는 것에 비해 안정적이고 경제성이 높아 그 자체로 효율적인 수소의 운반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모니아는 약 영하 33°C로 냉각하면 액체 상태로 변하고, 액화 암모니아는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약 10바(bar))에서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냉각 및 압력 조절 시스템이 필요하고 안전성을 위해 누출 감지 센서, 비상 대응 시스템, 보호 장비 등이 필요하다.
▲친환경 연료별 특성 비교/출처: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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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소를 영하 253°C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변환해 운송하는 방식은 대량의 수소를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어 부상하는 기술이다. 액체 수소는 기체일 때보다 부피는 800분의 1로 줄고 운송효율은 10배 이상 높아 저장과 운송에 유리하다. 한국선급에 따르면 2050년까지 건조될 액화수소 운반선이 200여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액체 수소를 운송하려면 극저온 저장 기술과 고비용 설비가 필요하다. 또 수소는 폭발성이 강한 물질이기 때문에 안전한 운송을 위한 엄격한 규제와 안전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중 격벽이나 고급 센서 시스템도 도입될 수 있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프로젝트가 이어지면서 이산화탄소 운반선도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CCS는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대신 포집해 지하 저장소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상 운송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액화 이산화탄소(LCO2)’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의 액화 수소 운반선이 2020년에 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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