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거래로 농가수취가 4.5%↑
APC 통해 자동화·데이터화 성과
농식품부, 농업 디지털전환 가속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농산물유통 혁신대전'에서 박진석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에게 대상을 시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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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점과의 직접 거래를 통해 좋은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도매시장의 비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제주조공) 박진석 대표)
"자동화를 통해 신선함이라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만인산농협 이용우 대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한 '2024 농산물유통 혁신대전'에서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박 대표와 이 대표의 성공 비결이다. 농식품부는 제주조공에 대해서는 온라인 도매시장 활로를 적극 활용한 점을, 만인산농협에 대해서는 국내 1호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를 운영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2025년까지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는 유통구조 혁신으로 생산자가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도매로 '100억원' 수익
이날 혁신대전 현장에서 만난 박 대표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산지 출하조직 입장에서 새로운 시장"이라며 "기존 도매시장은 감귤 10㎏ 등 큰 박스 사이즈가 주력인데, 소비자가 원하는 소형 상품을 만들어 온라인 도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조공은 온라인 도매시장에 뛰어들 때 감귤로 시작했다. 기존 유통경로는 '산지→도매법인→중도매인→소매→실구매자'를 거친다. 반면 온라인 도매시장은 산지와 마트 등 소매업체 간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줄이는 방안이 가능하다. 제주조공은 온라인 도매를 통해 소비지인 우리마트, 장보고식자재마트 등 거래처 10개소를 추가 확보했다. 특히 제주조공은 세척당근 등 온라인 전용 특화상품 및 소형 전용상품(감귤 3㎏, 5㎏)을 개발·출시했다. 이 상품들은 중간단계 없이 제주에서 소비지로 직배송된다.
제주조공의 올해 전체 매출은 감귤 3000억원, 채소 1200억원 등 약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온라인 도매시장 매출은 114억원이다. 제주조공은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비용을 10.1% 낮추고 농가수취가(농가가 판매하는 농산물의 가격)는 4.5% 높였다. 비용을 줄이고 판매 가격을 높여 농가 및 소매점에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박 대표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산지와 직접 거래해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며 "감귤 한 박스를 가락시장(도매시장)에 출하하면 하역비와 공판장 수수료가 발생한다. 거래액의 10%를 차지한다. 온라인 도매를 통해 이 부분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도매시장 매출 비율을 확대하고, 쌈 채소 등에도 주력해 내년에는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도입 APC…대형 유통사 공급
만인산농협은 채소류 전국 1호, 최대 규모 스마트 APC 구축 사업의 성공사례다. 산지 유통조직의 미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산물 입고·선별·포장 등 각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화(데이터화)'까지 이뤘기 때문이다.
만인산농협 APC는 2017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컨베이어벨트와 로봇 등을 설치·운용하고 있다. 올해 예상 연 매출액은 약 550억원이다.
이 대표는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는 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순 반복적인 작업에는 로봇을 도입했다. 컨베이어벨트 위 농산물을 로봇이 박스에 담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화는, 예를 들어 4년간 깻잎 작황을 데이터화하고 병해충이나 냉해로 품질이 좋지 않을 시기에 농가에 알린다. 고품질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라며 "APC 입출고 정보를 디지털화하면서 체계적인 농가 관리와 소비지 변화에 맞춘 신상품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만인산농협은 일반 도매시장뿐 아니라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쿠팡 등 대형 유통사에도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채소를 고품질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형 유통사들도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신선식품에서 강점을 내고 싶어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협력사가 얼마나 뛰어난 시설과 인력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 APC를 통해 대형사에 꾸준히 채소를 공급하면 농가도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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