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29년차의 건축 전문가
4단계 확장 맡아 구석구석 손길
지상조업자 위한 대기실 만들고
아름다운 곡면천장 위해 구슬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난히 폭염이 이어지던 2018년 7월 여름, 지상조업 근무자분들이 쉴 곳이 없어 비행기 아래 앉아서 쉬고 계시는 것을 봤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4단계 확장 공사 설계에 지상조업 근무자를 위한 휴게실을 도입했습니다. 화려한 외관과 문화공간 등 4단계 확장 사업의 자랑거리가 많지만, 제게는 이게 가장 뿌듯한 일입니다."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공사를 총괄한 조원기 건축설비처 터미널공사2팀 팀장(사진)은 25일, 전국 공항 최초로 냉난방 시설을 갖춘 '조업지역 간이대기실' 탄생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현업 부서에서 간이용이라도, 아니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천막이라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현장을 둘러보는데, 마침 게이트에서 항공기를 타러 내려가는 계단실 밑 공간이 눈에 띄어 휴게실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설계 과정에서 결정만 했을 뿐"이라고 겸손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 팀장의 노력으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종합개선사업에도 지상조업 간이대기실이 마련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입사 29년차, 안전품질팀에서의 1년을 제외하고는 건축 외길을 걸어온 조 팀장은 '일복'이 남다르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 사업이 가시화되기도 전, 함께 일하던 시공사 공사팀장과 확장 공사 지역을 지나가며 "저 지역은 나중에 확장하려면 철거로 고생하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분은 현장 소장이 되고 제가 팀장이 됐다"라며 "지금도 그때 말한 3단계와 4단계 확장 구역의 경계를 허무는 엔드월(외벽)을 무사히 철거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외벽 부분은 한기가 유입돼 운영지역 온도가 일시적으로 급하강하는 문제점이 예상됐다. 그는 "출근하면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온도 체크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팀장의 일복은 4단계 확장구역의 백미인 '디자인'에서도 십분 나타났다. 그는 "3차원 곡면 천장은 사실 4만3000여개의 '평평한' 패널로 구현한 것"이라며 "설계 도면과의 95% 이상 싱크로율 달성을 위해 마감판을 6~7번씩 뗐다 붙였다를 반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을 원망하기도 했다는 그는 "아름답다, 깔끔하다, 그림처럼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생했던 게 보람으로 바뀐다"라며 웃음을 내비쳤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 공사를 마무리한 조 팀장은, 또 다음에 할 일을 찾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내년도 핵심사업 중 하나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종합개선사업 설계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사업은 멀쩡한 외관을 뺀 내부 혈관에 해당하는 각종 설비들을 다 바꾸는 작업으로, 조 팀장이 설계를 맡는다면 또 한 번의 유려한 곡선 작업이 불가피하다.
조 팀장은 "평소 업무 신념이 '현장에서 작업자가 두 번 일하지 않도록 한 번 더 고민한 뒤 결정하자'다"라며 "새로운 사업을 맡는다면 설계할 때부터 설계변경 사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 항공사, 조업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