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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브에 서울 야경 만끽한 산타···선물 2000만개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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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에 경복궁·남산타워 훑고 간 산타

3분45초 사이 전국 어린이들에게 선물 2000만개

해프닝서 시작된 ‘산타 위치 추적 이벤트’ 69년째

경향신문

남산 서울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NORAD 인스타그램 영상 갈무리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밤 산타클로스가 루돌프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한반도 밤하늘을 찾아왔다. 산타클로스는 한반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어린이들에게 2000만개 넘는 선물을 나눠주고 떠나갔다.

25일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공식 웹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개한 산타의 실시간 위치 추적 경로에 따르면 산타는 전날 오후 11시24분쯤 한국을 찾았다. 제주 서귀포 남쪽 상공으로 진입한 산타는 남해를 건너 부산을 시작으로 한반도 구석구석을 훑으며 서울로 진입했다.

NORAD는 1956년부터 69년째 산타의 비행경로를 실시간 추적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가상의 산타지만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려는 취지다. 당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NORAD가 위치한 콜로라도의 한 백화점이 ‘산타에게 전화 걸기’ 이벤트 광고 전화번호를 잘못 적어 NORAD로 어린이들의 전화가 쇄도한 일이 계기가 됐다.

크리스마스이브 근무를 서던 미 공군의 해리 슈프 대령은 산타와 통화하고 싶다는 한 아이의 전화를 받고 “내가 산타는 아니지만 그가 어디에 있는지 레이더로 추적할 수 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슈프 대령은 전화를 걸어온 다른 어린이들에게도 산타 위치를 알려줬고 이후 NORAD는 매년 ‘산타 위치 추적 이벤트’를 이어왔다.

NORAD가 이벤트의 일환으로 SNS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산타의 서울 방문 영상을 보면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탄 산타는 여의도 63빌딩과 남산 서울타워를 한 바퀴씩 돌았다. 이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아래서부터 두 바퀴 돌고 경복궁 위를 지나 밤하늘로 날았다. NORAD는 “남산 꼭대기에 있는 서울타워에서 산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아름다운 도시의 전경을 만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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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지나가는 산타. NORAD 인스타그램 영상 갈무리


산타가 제주부터 서울까지 주요 도시를 훑으며 한국에 머문 시간은 약 3분45초였다. 짧은 시간 사이 한 해 동안 착한 일을 한 한국 어린이들에겐 약 2000만개의 선물이 뿌려졌다. 휴전선 상공을 가로지른 산타는 북한에도 약 1분 정도 머물며 선물을 전달한 뒤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산타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 북극에서 전 세계를 도는 비행을 시작했다. NORAD는 “산타가 비행하기 좋은 날씨에 여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산타는 날짜변경선을 따라 태평양 상공을 남하했다가 남극을 거쳐 다시 북상했다. 호주와 일본을 지나 한국으로 향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 중동 아프리카 대륙을 거쳐 유럽 밤하늘을 날아갔다. NORAD에 따르면 산타는 북한은 물론 이란과 러시아 등도 빠짐없이 방문했다.

산타는 이날 오전 9시45분 기준 아르헨티나 상공을 지나고 있다. 산타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전달한 선물은 48억개를 넘겼다. 바쁜 여정 중에도 잠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7명의 우주비행사에게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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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아르헨티나 상공을 날고 있는 산타클로스. NORAD 웹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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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위치는 미 동부표준 시간 기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NORAD 전화(1-877-446-6723)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P통신은 매년 최소 10만명의 어린이가 NORAD에 전화를 걸어 산타 위치를 문의한다고 전했다.

NORAD는 레이더와 위성 등을 이용해 루돌프의 빨간 코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추적해 산타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ORAD는 홈페이지에 “산타만이 자신의 경로를 알고 있어서 우리는 산타가 언제, 어디서 여러분 집에 도착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역사적으로 산타가 아이들이 잠들었을 때만 도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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