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럼프 대응 못한 채 방향 잃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쓰여진 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달 19일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6번째 테스트 비행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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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내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기업을 위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혼란으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새 행정부 로비 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에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한 한국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정부 인사가 없다"며 "지금은 투자를 철회할 수도 없어 사실상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이라고 FT에 말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보조금 재검토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정국을 겪고 있는 한국이 새 정부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방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수요 감소, 가계부채 급증, 중국 수출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에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는 사실상 '큰 위협'이라고도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2%는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 정책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FT는 "미국 무역적자에 민감한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287억 달러(약 42조 원)로, 지난해(444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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