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에 급진주의 결합" 분석
독일 차량 돌진 테러 현장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를 몰고 돌진해 5명을 숨지게 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용의자가 범행 차량에 유서를 남겼다고 현지 매체 슈피겔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범행에 쓰인 BMW SUV(스포츠유틸리티차)에서 "전 재산을 적십자사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했다. 유서에 정치적 메시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용의자 탈렙 알압둘모흐센(50)은 이달 12일 범행 장소 인근인 마그데부르크의 한 호텔 객실에서 미국의 이슬람 혐오 블로그 운영자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미국 강경우파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를 찬양했다. 또 독일 정부가 이슬람을 떠난 자신의 삶을 파괴하면서 시리아 출신 무슬림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용의자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을 '사우디 여성의 구세주'로 묘사하는가 하면 난민정책을 비판하며 '독일 정부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독일에서 사우디 여성들 망명을 도우며 독일 극우주의에 동조하게 된 그가 과대망상 등 정신적 문제를 겪은 것으로 파악했다.
차량돌진 테러 용의자 탈렙 알압둘모흐센 |
테러 연구자 페테르 노이만은 "자신의 좌절감을 독일 정부에 투사했고 독일이 유럽의 이슬람화를 원한다는 망상에까지 도달했다"며 "과대망상과 급진주의의 결합이 점점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2016년 7월 이란계 독일인 다비트 존볼리(당시 18세)가 뮌헨의 쇼핑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사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란 출신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존볼리 역시 독일 정부가 급진적 무슬림을 방치한다고 여기고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했다. 당시 희생된 9명 가운데 7명이 아랍계였다.
극단주의 연구자 마티아스 크벤트는 두 사건에 대해 "우익 극단주의는 백인이나 독일계 혈통 아닌 인종차별주의를 전제로 한다"며 이슬람 혐오주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방식을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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