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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12.2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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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권영세 의원은 12·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라는 비상 상황에서 당을 수습하고 쇄신을 성공시켜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권 의원이 당내에서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이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일단은 쇄신보단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로 권 의원을 지명했다. 의원들은 권 권한대행의 인선안을 박수로 추인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8일 만이다.
국민의힘이 일주일 넘게 비대위원장을 고심한 끝에 권 의원을 인선한 이유는 많은 의원들이 그가 당을 안정감 있게 이끌 적임자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만한 인품으로 당내 비토 세력이 적은 데다 웬만하면 갈등을 표면화하지 않는 성향도 장점으로 꼽혔다.
윤석열정부들어 대통령과 전 당 대표간 당정 갈등이 지속되고, 당내에서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알력다툼이 자주 드러났는데 이러한 내홍과 분열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단 것이다. 권 내정자는 당 개혁과 쇄신을 과감히 추진하는 개혁형 리더라기 보다는 당을 원만히 운영하는 관리형, 통합형 리더에 가깝다는 평가다. 현재 당이 절체절명 위기인 만큼 '수습이 급선무'라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정을 말하고 계신데 쇄신도 필요하지 않나'란 물음에 "쇄신은 당이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뤄질 수가 없다. 안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당의 단합인데, 단합이 안 되고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가 있겠나"라며 "그런 부분에서 당의 화합, 안정과 쇄신은 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경원(왼쪽)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4.12.24.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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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내정자가 이처럼 당의 '안정'에 우선 방점을 찍을 것을 밝혔을 뿐 아니라 당내 의원들도 대체로 일단 쇄신보단 안정과 수습이 중요하단 의견을 밝혔다. 의총에서 친한(친한동훈)계 등의 공개 반발이나 이견은 나오지 않았다.
박덕흠 의원은 의총장에 들어가며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내정자)이 인품이 좋다고 평가가 있고 능력도 있고 사무총장도 해봤다. 의원들 간에 상당히 호응을 받고 있다"며 "수습을 잘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이란 비판엔 "여기 다 친윤 아닌가"라며 "친한계 의원들과도 상당히 유대관계가 좋기 때문에 당을 화합하는 데엔 적격자"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권 내정자는) 수도권 5선 중진으로서 정치력, 경륜, 돌파력 다 갖춘 분이다. 이 난국을 잘 헤쳐가리라 믿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을 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당 체질변화와 통합이다. 이익집단 아닌 신용 공동체로, 오합지졸 당 아닌 일치단결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게 당원들과 국민들에 보여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도로친윤당' 비판엔 "친윤 색깔이 그나마 옅은 분"이라며 "지금 우리가 친윤 비윤 따질 때가 아니다. 어떻게 난국을 돌파하는지, 국민과 당원께 당을 바로 세우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이지 과거 친윤이었다 반윤(반윤석열)이었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은 "지금의 비대위는 대통령과 철저하게 분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당을 쇄신하고 혁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된다. 나아가서 정권을 우리가 다시 재창출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 이미지를 반드시 벗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내정자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2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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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계인 안철수 의원은 "우리가 정말 영남당, 극우당, 그리고 친윤(친윤석열 대통령)당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지혜를 같이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부분은 헌재에 맡기고 수사하고 있는 부분은 수사기관에 맡기고 당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권 내정자는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대선도 진두지휘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비주류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당 밖 보수 주자들도 모두 껴안고 시너지를 내 정권창출 기반을 닦는 것도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권 내정자는 다만 "지금은 우리가 대선을 생각할 때는 아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될지 고민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당 비대위원장에겐 탄핵심판 결과 나올 때까지 당을 안정시키는 역할과 당을 쇄신, 혁신하는 두 가지 역할이 있다"며 "권 내정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겼단 것은 국민들이 봤을 때 사실상 두 번째 목표는 포기하고 첫 번째 목표에 집중하겠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당을 안정시키는 것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어렵다"며 "신임 비대위원장은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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