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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안정 택한 與, 권영세 비대위장 지명되자…"대국민 사과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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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안정을 택했다. 당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 권영세 의원을 24일 지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열흘만이자,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8일 만이다.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함께 당의 화합과 변화란 중책을 맡아야 한다. 권 의원은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며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의총 참석 의원들은 박수로 만장일치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권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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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30일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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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2002년 8월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서울 영등포을(16~18대)과 서울 용산(21ㆍ22대)에서 다섯 차례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에선 주중대사를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내는 등 외교ㆍ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2012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2022년엔 선대위 선대본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끄는 등 두 차례 대선을 지휘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선 윤 대통령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및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 끝에 선대위를 해체했을 당시 선대본부장을 맡아 잡음 없이 대선 캠프를 재정비했다. 이후 인수위 부위원장도 지냈다.

비대위원장 지명엔 권 의원의 이런 풍부한 정치 경험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정국으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권 의원이 당을 조속히 안정시켜 대선 체제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는 것이다. 당에선 권 의원 지명이 의정 활동 경험이 없는 한동훈 전 대표가 현역 의원들과 번번이 충돌하며 좌충우돌했던 경험의 반작용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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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윤석열 정부 탄생 공신이기도 한 권 의원의 ‘친윤’ 꼬리표에 대한 비판도 상존한다. 윤 대통령이 벌인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궤멸 위기에 처한 여당의 투톱을 모두 친윤 중진이 맡은 데 따른 것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권영세ㆍ권성동이란 ‘원조 친윤’ 투톱 체제를 구축해 ‘도로 친윤당’을 택했다”(박홍근 의원)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여당 지도부가 친윤 색채를 탈피하는 것이 ‘권영세ㆍ권성동 투톱 체제’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벗는 게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당을) 분리하는 게 비대위원장의 첫 번째 책무”라고 말했다.

당에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과정에서 둘로 쪼개진 당심을 다시 합치하는 것도 새 비대위원장의 주요 역할로 꼽는다. 이날 권 의원이 가장 강조한 것도 당의 화합이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에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선 쇄신해야 하고, 쇄신을 위해선 우선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당직 및 비대위 구성도 계파를 불문한 화합형 인선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이 지역구인 권 의원이 그간 여론에 부합하는 유연함을 보여왔다는 것은 당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의ㆍ정 갈등이 극심해지자 “의대 2000명 정원에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를 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권 의원은 비대위가 출범하는 대로 계엄 사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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