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거부터 그린란드 매입 시사…경제적·지정학적 가치 주목
NYT "시어도어 루스벨트 팽창주의·식민주의 상기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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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환수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매입 의향까지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영토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해 온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단순한 고립주의가 아니라 거기엔 적극적 팽창을 통해 국익을 추구하는 측면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에 페이발 공동 창업자이자 스웨덴 특사를 지낸 켄 하우리를 지명하면서 "미국은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1721년 덴마크 식민지가 된 후 1933년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덴마크 영토로 확정됐다. 1979년엔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의 제한적 자치권을 인정했고, 2008년에는 자치권 확대 법안이 통과돼 덴마크와는 별도의 의회와 내각에 의해 통치되고 있어 독립 열망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1946년 덴마크에 1억 달러 상당의 금을 제시하면서 판매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2019년에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하는 것은 그린란드가 갖고 있는 경제적·지정학적 가치 때문이다. 그린란드엔 광물자원, 석유, 천연가스 등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데이비드 골드윈 전 미국 국무부 에너지 담당관은 그린란드엔 전기자동차, 풍력 터빈 및 기타 청정 기술 제작에 사용되는 50가지 주요 희토류 원소 중 43가지 이상의 미개발 자원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그린란드가 유럽과 북미로 이어지는 최단 경로에 위치해 있고 미국이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기에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이에 미국은 그린란드에 툴레 공군기지를 두고 있다.
최근엔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항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중국은 2018년 북극 항로에 대한 개발 및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그린란드가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셰리 굿맨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자국 본토에 인접한 모든 영토를 확보함으로써 우리를 보호하고, 적대 세력이 영토를 전략적 불리함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그린란드 빙하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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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에 앞서 파나마 운하의 과도한 통행 요금을 지적하며 운하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로 조롱하고 캐나다인들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 뒤엔 미국 우선주의가 고립주의적 신조가 아님을 상기시켜 준다"며 "스페인과의 전쟁 후 필리핀을 차지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팽창주의 또는 식민주의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영토 강탈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천재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북극 안보 정치와 외교를 연구하는 마크 제이콥슨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수사와 표현 방식은 독특하지만 그가 그린란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리·전략적 위치와 광물 자원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역사적 관심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악화는 현재 그린란드의 지리·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그린란드의 방대한 희토류 매장량은 현대 기술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과거 프랑스와 러시아로부터 루이지애나(1803년)와 알래스카(1867년)를 매입해 영토를 확장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은 친구들을 대할 때에도 퉁명스럽게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고, 동맹국이 직면할 수 있는 결과를 대체로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을 지낸 빅토리아 코츠는 로이터에 "미국은 좋은 것은 다른 세계에도 좋다는 인식"이라며 "그래서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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