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페인트 중국법인 20년
시장변화 따라 카멜레온처럼
주력 제품군 발빠르게 전환
소재 점착제 틈새시장 뚫어
철저한 현지화로 신뢰 쌓고
우수 중국직원 MBA도 보내
시장변화 따라 카멜레온처럼
주력 제품군 발빠르게 전환
소재 점착제 틈새시장 뚫어
철저한 현지화로 신뢰 쌓고
우수 중국직원 MBA도 보내
중국 장쑤성 장가항시에 위치한 삼화도료 유한공사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도료 원료를 시험하고 있다. 삼화도료 유한공사는 올해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삼화페인트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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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도료업체인 삼화페인트공업이 출범 20주년을 맞는 중국 사업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내로라하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와중에도 주력 사업군을 전환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3일 삼화페인트공업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중국 법인 삼화도료유한공사(장가항법인)가 지난해 매출 43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47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법인 설립 초기였던 2008년(78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6.6배나 성장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개선돼 2018년 18억원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늘었다.
권오균 장가항법인 대표는 “시장 트렌드에 부응하는 상품군으로 빠르게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도한 것이 중국 사업을 안정화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장가항법인의 주력 사업군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에서 부품을 접합하거나 절연·보호와 같은 부가적인 기능을 더할 때 쓰이는 전자재료 점착제(EM)다. 이외에 부식방지용으로 컨테이너와 강구조물, 중장비 등에 도포하는 공업중방식 폴리카보네이트(PC), 원자재를 가공해 만드는 임가공 상품을 생산한다.
장가항법인은 2000년대 초반 생산하던 PCM(컬러강판)·건축용 도료에서 2010년대 모바일·중방식 도료, 2018년 이후 점착제 등으로 중국 시장 상황에 맞게 주력 상품군에 변화를 줬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에도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빙하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
경쟁사보다 시장 진입이 늦은 상품군에서는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판촉 전략을 폈다. 권 대표는 “점착제 아이템과 중방식 PC 사업은 거래처가 100% 로컬 기업”이라며 “영업과 기술 파트 중국인 인력이 한 조를 이뤄 거래처를 방문할 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장가항법인에서 오면 생산라인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거래처와 신뢰 관계가 돈독해졌다. 현재 장가항법인에 근무하는 한국인 주재원은 7명에 불과하다. 132명의 현지 인력이 발로 뛰며 만들어낸 성과다.
도료 원료를 현지에서 조달한 것도 발상의 전환 중 하나다. 장가항법인 설립 초기에는 한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다보니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에 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장가항법인에서는 중국 원료 업체를 적극 발굴해 현재 대부분 현지에서 구매한다.
지금은 연구생산(R&D) 인력이 안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만, 초기에는 인력 운영에서 좌충우돌이 적지않았다.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하던 생산직 직원들이 “구내식당 밥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조업을 거부해 공장이 멈춰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좌충우돌은 20년간 고스란히 해외 법인의 노하우로 쌓였다. 권 대표는 “현지 직원에게 많은 결정권을 주고, 우수 사원에게는 MBA 교육 기회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관리자급 직원의 책임감을 끌어 올렸다”며 “현지인 관리자가 현지인 직원을 관리해 갈등 구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가항법인은 전자재료 점착제 분야에서 안정적인 제품 공급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중국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방식 도료에서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타사 대비 경쟁력이 있는 수성 상품 판촉을 강화하기로 했다.
권 대표는 “‘술맛만 좋다면 주점이 깊은 골목에 있어도 괜찮다’는 중국 속담처럼 고객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게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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