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中 태양광 제품에 관세 두 배 올려
中 저가 공세에 입지 좁아진 국내 업계 호재 작용
트럼프 2기 당초 우려 깨고 美 태양광 시장도 활황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내년 1월부터 미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태양광과 폴리실리콘에 50%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기존 25%보다 두 배 가량 관세를 올려 중국산 저가 태양광 제품이 미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대중국 수입 물품에 관세 인상을 지시한 바 있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로 자국이 피해를 볼 시 관세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한화큐셀의 미국 텍사스주 168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사진=한화큐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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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현재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웨이퍼에 한할 경우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96.8%에 달한다. 사실상 중국산이 독점하는 셈이다.
중국 제품에 밀려 미주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국내 태양광 기업에게는 긍정적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현재 국내 태양광 업계엔 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화큐셀, 태양광 제품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가 있다. 두 기업은 현재 미주 내에서 태양광 제품 생산 거점을 추진 중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3조 2000억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와 달튼에 ▲잉곳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전주기 태양광 제품 생산 체제를 구축 중이다. OCI홀딩스도 타 태양광 기업과 미주내 합작법인(JV) 설립을 논의 중인 상황이고 이르면 내년 1월께 가시적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트럼프 당선 이후 미주 재생에너지 분야가 대거 축소될 거란 비관적 전망이 나왔지만 이와는 달리 미국 태양광 시장이 활황이라는 것도 고무적 요소다. 미국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태양광 발전용량은 8.6기가와트(GW)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13% 늘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를 공언해왔지만 이를 행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역내 대규모 투자와 고용창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완전 폐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가 인상되면 가격 안정화에 따라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단기간에 반사이익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중국 기업이 동남아를 거쳐 우회진출하는 등의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이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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