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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트럼프, 이젠 영토까지 뺏나? 캐나다 51번째 주 이어 "파나마 운하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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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파나마 운하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며 운영권 반환 요구 가능성을 언급해 파나마 정부가 반발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자는 1기 때 띄웠던 그린란드 매입에 이어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하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언급하는 등 타국의 주권 영토를 무시하는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막대한 영향력으로 "공동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선 머스크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을 보면 2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연례 행사 연설에서 미국이 1977년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에 돌려주기로 합의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며 현재 파나마 운하가 미국 선박에 "터무니 없고", "매우 불공정한" 통행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이런 완전한 갈취는 즉시 멈춰야 한다"며 "이는 멈추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가 미국에 완전히, 신속하게, 의문의 여지없이 반환돼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전날 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비싸다고 비판하며 "파나마 운하는 미국의 필수 국가 자산으로 간주된다.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파나마 운하는 남아메리카 파나마 지협을 굴착해 만든 태평양과 카리브해(대서양)을 잇는 주요 국제 무역 통로로,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된 뒤 미국이 운영권을 행사했지만 1977년 미국과 파나마가 파나마 운하 조약에 합의함에 따라 과도기를 거쳐 1999년 파나마로 운영권이 완전히 넘어갔다.

파나마 쪽은 트럼프 발언에 반발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2일 성명을 내 "대통령으로서 나는 파나마 운하와 그 주변 모든 면적이 파나마에 속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표현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주권과 독립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당선자의 관련 발언이 "미국 지도자가 주권 국가에 영토를 넘기라고 강요할 수 있다고 말한 극히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트럼프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영토 확장을 고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1기 집권 기간 중에도 트럼프 당선자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덴마크 당국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켄 하워리 전 스웨덴 대사를 덴마크 대사로 지명하며 "국가 안보와 전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밝혔다.

최근 트럼프 당선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캐나다인들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고 싶어한다"며 "이는 좋은 생각"이라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연설에서 최근 막대한 영향력으로 "공동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머스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넘긴다'"는 식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그(머스크)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다. 난 안전하다. 왜 그런지 아는가? 그는 그럴 수 없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법은 미국 출생자만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이다.

트럼프에 의해 규제 철폐 자문기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는 의회 예산안 처리, 정부 인사 등 업무 범위를 넘는 사항에 대해 수많은 의견을 개진하며 영향력 행사를 시도 중이다.

머스크는 지난주 양당이 임시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련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이후 트럼프 당선자가 이에 동조하며 예산안 처리가 불발돼 연방 정부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후 주말 트럼프 당선자가 요구한 부채 한도 폐지 문제를 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며 셧다운을 간신히 피한 상황이다.

머스크가 의회 예산안 처리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짐 맥거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머스크)가 대통령이고 트럼프는 이제 부통령"이라고 꼬집었고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도 관련해 "그(머스크)가 이런 종류의 권력을 갖고 있다면 그는 이 나라의 선출되지 않은 공동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니 곤잘러스 공화당 하원의원도 22일 미 CBS 방송에서 머스크가 예산안 처리에 영향력 발휘를 시도한 것 관련 "우리에겐 대통령이 있고 부통령이 있고 하원의장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우리 총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미국엔 총리가 없지만 머스크가 그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 뒤 머스크는 외교 및 인사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해 왔다. 트럼프 당선자와 외국 수반들과의 통화에 머스크가 동석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머스크는 공화당 지도부 선출, 재무장관 등 트럼프 2기 인선 관련해서도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 왔다.

다만 한때 트럼프 당선자의 측근이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22일 미 ABC 방송에 "트럼프와 함께 (권력의) 정중앙에 앉은 사람들에겐 유통기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집권 때 라인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1년도 못 버티고 경질됐고 뒤를 이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또한 1년 반 만에 교체된 것을 예로 들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머스크의 영향력 관련 질문을 받고 "처음 그 역할을 시작하면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된다. 그(트럼프)는 당신이 곁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당신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세계 최고의 존재"가 되지만 "이는 언제나 저문다"며 "머스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고 탓할 사람이 필요할 때, 그리고 머스크가 그 탓할 사람이 될 때 (둘의 관계는) 끝난다. 그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진 아무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연설에서 반이민, 성소수자 혐오, 다양성 확대 정책 비판 발언도 반복했다. 그는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하는 역사적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같은 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렌스젠더 광기를 끝낼 것"이고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 미국이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능력주의 시스템을 믿기" 때문에 공공 및 민간기업 채용 때 장려됐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또한 금지하겠다고 했다.

프레시안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연례 행사에서 연설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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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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