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변호사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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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측근을 통해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이라며 탄핵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진 내란죄 수사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대해서도 “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당장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죄 혐의를 받는 비상계엄 선포뿐 아니라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야당의 “횡포”에 대해서도 탄핵심판과 수사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언론 대응 창구 역할을 맡은 석동현 변호사는 23일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절차가 (수사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절대 시간을 끌겠다거나 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탄핵심판이 필요한 상황이란 생각에서 현재의 스탠스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워딩”이라며 “어떻게 탄핵소추된 지 열흘 만에 탄핵심판에 대한 입장을 내라고 하느냐”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기본 입장을 밖에서 알아줬으면 하며 ‘답답하다’고 토로하더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탄핵심판 관련 답변서를 24일까지 제출하라’는 서류를 보냈지만 윤 대통령이 계속 수령을 거부하자 이날 ‘송달 간주’로 결정하고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충분히 소통하고 교감해서 탄핵심판에 대응하는 여러 논리가 구비된 다음에 (심판 절차를)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안다”며 “국가의 장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헌정 체계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심판인데 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 하나를 놓고 탄핵심판을 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임기 동안 야당의 태클에 의한 국정 혼란도 탄핵 재판에서 온당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석요구서를 2차례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권한이 정지됐을 뿐 엄연히 대통령 신분”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도 대통령 신분이었기 때문에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 지위를 상실한 뒤에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공수처, 검찰, 경찰 등의 내란죄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헌법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의 보호를 받지만 내란죄와 외환죄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통령 신분’을 이유로 내란죄 혐의 수사를 받을 수 없다는 석 변호사의 주장은 법적으론 맞지 않다.
석 변호사는 “비상계엄이 주된 수사 사안이라면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국정 난맥 상황 전반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수사기관에서 준비가 돼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25일 공수처 조사와 27일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 출석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헌재가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기로 한 27일 전에 변호인단 발표가 가능하냐는 질문엔 “입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답했다. 석 변호사는 “(변호인단 구성이)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하루이틀만에 될 수 없는 물리적 어려움도 있고, 윤 대통령의 심중에 있는 2년6개월간의 상황들을 변호인도 다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게임은 길다”며 “선수가 부족하면 저도 (변호인단에) 들어가겠죠”라고 덧붙였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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