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 등장한 유머러스한 깃발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큰 관심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 등장한 다양한 깃발들. 연합뉴스 |
NYT는 22일(현지시간) '밈과 농담과 고양이…정치 시위에 패러디를 활용하는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시위에 등장한 '패러디 깃발'을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퇴진 요구와 같은 심각한 시위조차 매력적이고 낙관적이며 축제와 같은 분위기일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인들이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진 다양한 깃발의 사진을 첨부하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선 한국인 중 일부는 농담과 풍자를 통해 분노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고양이와 해달, 음식에 관한 기발한 메시지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해 아늑한 침대에서 벗어나야 했다는 농담이 담긴 깃발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첨부한 깃발 이미지에 하나하나 그 의미를 풀이해주는 영문 설명도 붙였다. 소개된 깃발로는 '만두 노총 군만두노조', '전국 멀미인 연합', '냉동실 발굴단',' 전국 공주 모임', '일정 밀린 사람 연합', '빡친 고양이 집사 연맹', '전국 탈모 병아리 협회' 등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 등장한 다양한 깃발을 소개하는 미국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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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깃발 속의 단체 일부는 실존하지 않는 곳으로, 노조나 교회·학교 등 실제 단체들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이는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유머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깃발을 들고 집회에 나온 한 시민이 "실제 시민단체 일원은 아니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세대 사학과 이기훈 교수는 NYT에 "이들은 '정치적 단체와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들에게도 이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대가 자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화났을지언정 엄숙해지거나 도덕주의적이 되지 않았다"며 "깃발들의 존재가 긴장도를 완화해주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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