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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이 한 쇼핑몰 사이트에서 "색깔과 사이즈가 잘 안 맞는 것 같아 옷을 반품하고 싶다"고 말하니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반품을 원하는지, 아니면 다른 색상이나 사이즈로 교환은 어떠신지" 고객에게 되묻는다. 이후 고객이 "M사이즈 검은색으로 바꿔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AI 에이전트는 직접 재고 현황을 찾아 고객 위치를 기반으로 어디에 재고가 있는지, 주문하면 얼마나 걸리는지 알려준다. 반품 업무에 특화해 서비스에 적용한 세일즈포스 AI 에이전트 '에이전트포스'의 사용 예시다. 단순히 주문을 조회하거나, 반품 신청 정도만 가능했던 챗봇 수준을 넘어 능동적으로 고객에게 선택지를 제안하고 행동까지 완료하는 단계로 AI가 발전한 모습이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기존 AI는 요약, 회의록 작성, 복잡한 질의응답, 번역 등에서 혁신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면서 "AI 에이전트는 여기에 '자율성'이라는 특성을 추가해 프로세스를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빅테크들이 모두 AI 에이전트 영역에 뛰어든 가운데 세일즈포스도 지난 9월 에이전트포스 기술을 발표하며 해당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25년간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서 업력을 쌓은 기업으로 다양한 기업이 영업, 마케팅 등 고객과의 접점을 관리할 때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사용한다. 세일즈포스가 개발한 에이전트포스 서비스 또한 '쇼핑 에이전트' '영업 에이전트' '마케팅 에이전트' 등 기업들이 고객과 소통하는 영역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영업 에이전트는 고객사 문의에 알아서 응대하는 것을 넘어 필요하면 먼저 고객과 미팅을 잡아 알려주기도 하는 능동적인 방식이다.
손 대표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구현할 때 일종의 가드레일을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품 에이전트를 적용한 기업은 50달러 이내 금액의 건만 AI 에이전트가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우리가 자율주행차를 처음 탈 때처럼 사람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는 지난 10월 정식 출시된 후 2주 만에 계약 200건을 성사시키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내년 말까지 10억개의 에이전트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국내 기업과도 지난 11월 계약 몇 개를 성사했다"며 대표적으로 국내 대형 전자 기업과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에이전트포스 도입을 결정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 기업은 1개의 에이전트 도입 결정 후 다른 영역에서 추가적으로 5개의 에이전트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또한 몇 달 내로 에이전트 1000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손 대표의 계획이다.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가는 산업 흐름에 대해 손 대표는 국내 기업에도 오히려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 대표는 "에이전트는 응용 영역이기에 1세대 AI보다 한국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년간 AI는 투자에 가까웠으나 이제는 수익 모델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시점이 오고 있다. 수익화 모델을 만들어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일즈포스는 내년에도 국내 시장에서 AI 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금융권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금융권은 그동안 진입이 어려웠던 해외 CRM 솔루션들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세일즈포스는 올해 국내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서버 위치를 한국으로 모두 옮기기도 했다.
손 대표는 "올해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AI와 데이터의 현지화"라면서 "또 하나의 숙원사업은 금융권 진출이다.내년에는 (금융권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큰 목표"라고 밝혔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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