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포스코DX에 입사한 '청년 IT전문가 아카데미' 7기생 출신 신입사원 모습. 포스코D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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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의 신입 채용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인력을 한 번에 뽑는 '공채' 대신, 가능성 있는 인재를 선발하고 직접 교육해 양성한 다음 채용을 연계하는 방식의 '아카데미식 인적자원관리(HR) 문화'가 뜨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수련과정을 거쳐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채용 연계형 인턴' 제도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인턴 프로그램이 현업에 바로 투입해 실전 경험을 쌓는 과정에 그쳤다면, 채용 연계형 아카데미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우수인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청년 IT 전문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DX다. 이 아카데미는 포스코DX가 비트교육센터와 손잡고 만든 채용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2021년 말 시작해 지금까지 1~8기생 152명이 입사했다. 최근에는 9기생 26명이 선발돼 현재 교육과정을 밟고 있다.
청년 IT 전문가 아카데미 교육생 선발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전형은 크게 두 단계로, 시험과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개발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포스코DX의 인재상에 적합한지, 입사 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종합 평가해 선발한다.
박성은 포스코DX 경영지원실장은 "기수당 평균 20~30명의 교육생을 뽑고 있다"면서 "전형 인지도가 낮았던 제도 도입 초반과 비교해 현재는 지원자가 5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교육생 선발전형인데도 일반 공채 경쟁률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IT 업계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채용 연계형 아카데미는 인기가 높은 편이다.
채용 기회가 주어지는 데다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고도 실전에 최적화된 이론과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DX의 청년 IT 전문가 아카데미 역시 교육생으로 입과하면 비트교육센터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게 된다. 자바, 데이터베이스 개발, MSA,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3개월간 이론 교육을 받고, 나머지 3개월은 포스코DX의 현업 프로젝트 과제를 조별로 수행하며 비즈니스 이해도를 높이게 된다. 이때는 포스코DX 현직 엔지니어들이 멘토로 참여해 교육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전담 관리까지 이어진다.
5기생 출신으로 지난해 입사한 양지후 프로는 "막상 교육과정에 입과해 실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해 보니, 대학에서 4년간 프로그래밍을 배웠지만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차이가 있음을 느껴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입사 전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최신 기술을 익히고, 현업 과제를 수행하며 실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자신감은 물론이고 입사 후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업 사업 부서의 만족도도 높다. 교육생 출신 신입사원들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 신입사원은 현장에서 통하는 기술을 배워서 입사한 만큼 스스로 역할을 한다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이 특징이다.
채용 연계형 아카데미를 정규 채용과정의 한 트랙으로 운영하면서 인재를 가늠하는 기업의 측도도 많이 바뀌었다.
박 실장은 "코딩 경험이 과거보다 보편화된 게 현실이고, 특히 포스코DX는 상대적으로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2차전지 소재 분야에 업을 하고 있는 만큼 IT 외에 도메인 전문지식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소위 '중고 신입'이 대세가 되면서 인턴을 포함해 단기 경력을 보유한 취업준비생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코딩 지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얻기 힘들다는 얘기다. 오히려 지원하는 회사가 속한 업종, 즉 게임, 금융, 제조 등 각 산업권을 이해하고 관련 자질을 부각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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