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두달여간 지구 주위를 돌았던 미니 달은 실제 달의 분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구 주위를 도는 소행성을 묘사한 그림. 유럽우주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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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약 두 달간 지구 주위를 돌다 다시 먼 우주로 날아간 미니 달은 실제 달의 분신으로 밝혀졌다.
‘2024 PT5’란 이름의 이 미니 달은 지름 10m로, 지난 9월 말 지구 중력에 잡혀 57일간 지구∼달 거리의 약 10배인 350만∼400만km 거리에서 시속 3500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선회하다 11월26일 지구의 품을 벗어났다.
미니 달이란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 중력에 잡혀 일정 기간 지구 주위를 도는 소행성을 말한다. 크기가 작은 데다 이동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우주선이나 로켓 잔해를 미니 달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출현한 2024 PT5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다섯번째 미니 달이었다.
미 애리조나 로웰천문대 연구진은 미니 달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71년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가져온 표본과 성분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8월16일 로웰천문대의 망원경과 하와이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적외선 망원경 시설(IRTF)로 관측한 미니 달의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반사 스펙트럼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연구진은 “비슷한 적색 스펙트럼을 가진 일반 소행성들의 경우 올리빈(감람석)이 풍부한 반면, 이 소행성은 휘석이 풍부하다”고 밝혔다.
휘석은 달에 풍부한 규산염 광물이다. 과학자들은 45억년 전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가 충돌하면서 달이 형성될 때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달에 휘석이 풍부하게 생성된 것으로 본다.
아폴로 14호 착륙지. 미 항공우주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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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떨어져 나온 듯
아폴로 14호가 착륙한 곳은 달 앞면 프라마우로 충돌구의 고지대였다. 아폴로 13호가 착륙하려다 실패한 곳이다. 이 충돌구는 커다란 운석이 충돌했을 때 지하의 용암이 분출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폴로 14호 우주비행사들은 33시간 동안 이곳에 머무르면서 42.28kg의 달 암석을 수집해 지구로 가져왔다.
연구를 이끈 테디 카레타 박사는 ”아폴로 14호는 달의 고지대에서 주로 암석 표본을 가져왔다”며 “미니 달도 이 고지대에서 떨어져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만년 전 소행성이 충돌해 2024 PT5를 포함한 숱한 암석들을 우주로 날려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우주에 달의 분신이 많이 있다는 걸 뜻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확인된 지구근접천체(NEO) 중 달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적게 잡아도 16개일 것으로 봤다.
달 뒷면의 지오르다노 브루노 충돌구, 소행성 카모오알레와의 고향. Nature Astronom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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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오알레와에 이어 두번째 확인
달에서 떨어져 나온 소행성을 확인한 것은 2021년 카모오알레와(2016 HO3)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카모오알레와는 하와이 말로 ‘흔들리는 물체’란 뜻이다. 카모오알레와 역시 미니 달과 궤도가 비슷하고 햇빛에 반사된 빛이 붉은색을 띤다.
지구 근접 궤도를 도는 소행성이 되려면 적절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소행성이 달에 충돌할 때의 충격이 너무 약하면 충돌 잔해는 달 표면으로 다시 떨어지고, 너무 강하면 더 먼 태양계 공간으로 튕겨나간다. 연구진은 “카모오알레와의 궤도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수십만년 동안 공전궤도와 말굽궤도를 번갈아가면서 돌았다”며 이는 이 소행성이 달 뒷면 충돌의 충격으로 떨어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름이 40~100m인 카모오알레와의 고향은 폭 22km의 달 뒷면 조르다노 브루노 충돌구, 충돌 시기는 100만~1000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25년 5월 카모오알레와 표본 채취-회수를 목표로 한 톈원 2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톈원 2호가 지구를 출발해서 카모오알레와 표본을 갖고 돌아오기까지 2년 반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목표로 하는 표본 채취량은 100g이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48550/arXiv.2412.10264
On The Lunar Origin of Near-Earth Asteroid 2024 PT5.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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