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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보수층도 등 돌린 ‘도로 친윤당’… “수도권 중심 재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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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계 중심 주류 교체론 확산

텃밭 TK 지지율, 野와 불과 6%P차

부울경선 아예 역전당해 망신살

유승민 “사과 한번 없이 尹 동조”

안철수 “영남계, 현실 자각 못해”

당 안팎 친윤·영남 쇄신론과 괴리

당내선 ‘관리형’ 비대위원장 부상

권 대행, 이르면 24일 후보자 발표

보수정당 대통령이 2연속 탄핵당할 위기에 처했는데도 국민의힘이 쇄신은커녕 민심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권 일각에서 “보수세력의 주류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를 겪고도 윤석열 정권 실패 모델인 친윤(친윤석열), 영남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고수한다면 보수 지지층으로부터도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수 소멸 위기… 영남·친윤 안 돼”

수도권 4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2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친윤·영남당에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당 구조로는 개혁이 힘들다. 당을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해 민심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각자 자기 지역 민심이 전국 민심이라고 착각하니 영남 의원들은 현실 인식을 잘 못 한다”며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살고, 절반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나오는 수도권 민심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친윤이 아닌 수도권 인사로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르고, 당 개혁기구와 민생특위를 띄워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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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도 “보수가 소멸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사과 한번 없이 윤 대통령의 ‘난 잘못 없다, 내란 아니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며 “당이 완전히 망하는 코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보수가 앞으로 어떤 길로 갈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정말 바꾸고 싶고,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소장파로 꼽히는 조해진 전 의원 역시 통화에서 “정권도 망하고 당도 망한 비극적인 사태 이후에도 친윤은 바뀐 것 하나 없이 당권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여야 정당 모두 수명을 다해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가 와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보수 안방’ TK·PK도 내줄 위기

국민의힘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는 건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지난 20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더불어민주당(27%)과 6%포인트 차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선 민주당(38%)이 국민의힘(36%)을 앞섰다.

세대별로도 70대 이상(국민의힘 지지율 51%)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이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했다. 전통적인 보수층마저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하면서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48%)과 국민의힘(24%) 지지율은 두 배차가 났다.(지난 17∼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에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개혁보수’를 기치로 조기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과 ‘보수 교체’ 싸움을 벌이겠단 태세다.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탄핵으로 인한 젊은 지지층의 유출은 다가오는 조기 대선뿐 아니라 수십년간 국민의힘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영남도 옛날 같지 않게 될 것”이라며 “지금 보수는 그동안 주장해온 낡은 어젠다들을 완전히 폐기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野 내란특검법 규탄”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 대행은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내란 일반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국정과 여당을 마비시키겠다는 민주당 속셈이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서지영 원내대변인, 권 대행,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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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의지·능력 없는 국민의힘

그러나 국민의힘은 쇄신할 의지도, 능력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더십을 갖고 쇄신의 기치를 들 인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전체 지역구 현역의 65.6%가 영남권 의원이고, 수도권 현역 대다수도 ‘텃밭 지역’인 강남권이나 도농복합지역에서 당선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한 비윤(비윤석열)계는 대거 낙선·낙천했고,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한동훈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일관되지 못한 행보를 보이며 쇄신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한 전 대표 사퇴 후 일주일 가까이 표류 중인 비대위 출범 논의도 위기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당내선 ‘혁신형’보다 ‘관리형 비대위’에 초점을 맞추고 5선 권영세·나경원 의원을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권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이고, 나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해 누가 되든 민심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급기야 ‘원조 친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원톱’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전달해왔다”며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르면 24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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