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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트럼프, 자신이 출연한 TV쇼 제작자 英특사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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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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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NBC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제작자 마크 버넷을 영국 담당 특사(special envoy)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각국 대사 자리에 전문성 없는 측근들을 연달아 앉혀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프렌티스를 제작했던 버넷을 영국 담당 특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당선인은 버넷이 “TV (프로그램) 제작과 비즈니스에서 걸출한 경력을 갖췄다”며 “외교적 수완과 국제 감각 등을 혼합한 독특한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버넷은 어프렌티스 등 다양한 TV프로그램을 제작해 지금까지 13개의 에미상을 받은 방송계 거물이다. 어프렌티스는 뉴욕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국적인 지명도를 안겨준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당선인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를 유행시키며 정치에 입문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에선 영국 담당 특사라는 자리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대선기간 고액을 후원한 억만장자 워런 스티븐스를 주영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영국은 통상적으로 특사를 임명하는 대상국이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호텔과 카지노 등을 소유한 억만장자이자 미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인 틸먼 페르티타를 주이탈리아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큰딸 이방카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이자 전 폭스뉴스 앵커 킴벌리 길포일을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선수 허셜 워커는 바하마 주재 대사로 지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 대통령들은 원래도 측근들이나 재정 후원자에게 대사 자리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규모나 적합성 측면에서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며 지적했다. 한 외교정책 분석가는 가디언에 “(지명된 대사들은) 외교계의 광대차(diplomatic clown car)”라며 “상대국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당선인의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같은 날 X에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도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았던 라라는 차기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의 빈 자리를 승계할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라라는 “공직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조만간 봉사할 기회를 기대한다”며 “1월에 중대 발표가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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