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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틱톡이 청소년 살해·폭력 조장”...1년간 틱톡 전면 금지한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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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세 소년이 동급생 칼로 살해
틱톡 다툼에 사건 벌어진 것으로 추정돼
총리실 “아이들 인질로 잡은 틱톡이 문제”


매일경제

틱톡 로고. AP 연합뉴스


남유럽 국가 알바니아는 지난달 10대 청소년이 틱톡에서 다툼을 벌인 동급생을 칼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틱톡을 1년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전국의 학부모·교사 단체와 면담을 가진 후 학교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라마 총리는 “1년 동안 모든 사람들을 위해 틱톡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다. 알바니아에는 틱톡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틱톡을 비롯해 우리 아이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알바니아 정부는 내년 초부터 틱톡 금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라마 총리는 우선 1년간 이용 금지에 대한 틱톡과 다른 SNS 기업의 대응 조치를 살핀 후, 틱톡 금지를 계속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4세 소년이 틱톡에서 다투다 동급생을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이 벌어진 이후 내려졌다. 당시 두 청소년의 다툼을 두고 살인을 지지한다는 영상이 틱톡에 올라오기도 했다.

알바니아에서는 10대 등 미성년자가 틱톡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틱톡에서 떠도는 이야기로 청소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다툼을 위해 칼 등 흉기를 가져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청소년의 SNS 이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라마 총리실은 틱톡이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있는 중국에서는 청소년 폭력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틱톡의 알고리즘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

라마 총리실은 “틱톡에 증오, 폭력, 괴롭힘 등 끝없는 언어 지옥의 재생산을 조장하지 않도록 알고리즘 변경을 강제하기에는 알바니아는 너무 작은 나라”라며 “틱톡이 중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방지한다”고 비판했다.

틱톡은 알바니아의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틱톡 측은 “지난달 사건의 용의자나 희생자가 틱톡 계정을 소유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라며 “여러 보고에 따르면 사건의 계기가 된 영상들은 틱톡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알바니아 야당도 이번 조치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이나 주파 의원은 “틱톡 폐쇄 결정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반하는 중대한 행위”라며 “이는 순수한 선거 행위이며,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니아 외에도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틱톡 등 SNS가 청소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청소년의 SNS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도 지난달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어린이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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