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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1500원 넘보는 환율, 수입물가 꿈틀…"소비자물가 2%대 오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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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의존도 높은 식품·에너지 가격 오를듯…"체감물가 수준 악화"

뉴스1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수입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4.5.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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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15년 만에 1450원을 돌파한 달러·원 환율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잠잠한 국내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높이기 마련인데, 에너지와 식품의 수입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특성상 이는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9일 1451.9원에 거래를 마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1450원을 돌파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지만, 향후 긴축 완화 속도가 늦어질 것이란 시장 반응에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냈다.

탄핵 정국 등 국내 요인과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환율은 당분간 1450원 부근에 머물며 경우에 따라선 1500원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초 트럼프의 거센 정책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환율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1430원에서 1450원 사이의 환율이 굳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최근 잠잠하던 국내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덩달아 오르는데 국내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전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이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식료품과 에너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입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특히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이 높을 수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이 식품을 생산할 때 카카오나 설탕 같은 원료를 주로 수입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식품 기업들의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며 "가계나 산업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 가격도 오르고 각종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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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여파에 환율이 상승하며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8일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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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는 139.03(2020=100)으로 전월 대비 1.1%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향후 통계에 계엄 사태와 미국 긴축 완화 지연 등 이달 최근 환율 급등 요인이 반영되면 수입 물가 상승 폭이 이보다 더 커지고 상승 기간도 길어질 수 있는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도 전에 국내 가격을 높일 수 있다"며 "정부의 컨트롤 능력 약화로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소비심리가 침체하며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은 적은 만큼 고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교수는 "공급 측면의 비용 상승 압력은 있지만 소비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지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인 1.5%보다 오름폭이 커져 2% 내외까진 반등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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