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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프랑스, 아프리카 거점 차드서도 58년 만에 군대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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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방위협정 종료

선발대부터 철수 시작

헤럴드경제

프랑스군이 차드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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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프랑스가 아프리카 국가에서 잇달아 군대를 철수한 데 이어 거점으로 꼽히는 차드에서 58년 만에 군대를 철수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프랑스가 최근 방위 협력 협정을 종료한 데 따라 차드에서 군인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이날 120명 규모의 군 선발대가 차드 수도 은자메나의 군 공항을 통해 프랑스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0일 전투기 2대를 프랑스 동부 기지로 복귀시킨 지 열흘 만이다.

차드 당국은 프랑스군 장비가 앞으로 수일간 수송기를 통해 철수할 것이며 차드 내 프랑스군 기지 세 곳에서 사용하던 군용 차량은 카메룬 두알라항을 통해 프랑스로 보내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통치를 받던 차드는 1960년 독립한 이후에도 외교·군사 관계를 이어왔고 양국이 1966년 맺은 방위 협력 협정을 통해 프랑스군이 차드에 주둔했다. 이 협정은 지난 2019년 갱신됐다.

프랑스군의 주둔을 통해 차드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견제할 수 있었고, 프랑스로선 사하라 사막에서 수단까지 이르는 사헬 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에 안보 거점을 두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차드 여론이 프랑스군 주둔에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58년간 이어진 방위 협력 협정은 지난달 갱신되지 못한 채 종료됐다.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은 프랑스와의 방위 협력 협정이 “완전히 한물갔으며 우리 시대의 정치적·지정학적 현실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차드에 주둔한 프랑스군은 약 1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프랑스가 사헬 지역의 국가들에서 잇달아 군대를 철수한 데 이어 거점 차드에서까지 떠나게 되면서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이미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내 과거 식민지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해당 국가들에 정치·군사·경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 내에서 반프랑스 정서가 커진데다 정권을 잡은 지도자들은 공약으로 서방과의 관계 재정립을 내세웠고, 러시아나 중국 등과는 관계 강화에 나서면서 군대까지 철수하게 된 것이다.

사헬 지역의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는 최근 수년간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이후 프랑스 대신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자국 내 프랑스군을 모두 철수시켰다.

프랑스군 약 350명이 주둔 중인 세네갈의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도 최근 자국 내 프랑스군 주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잇달아 군대를 철수하게 된 프랑스는 그간 자국의 영향력 감소에 대응해 이 지역에서의 새로운 군사 전략을 구상해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전략은 지부티를 제외한 아프리카 내 모든 기지에서 군대를 대규모로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부티를 방문해 “아프리카에서의 우리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지부티 주둔 자국 군대가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는 아프리카 국가 중 지부티에 약 1500명, 코트디부아르에 600명, 세네갈과 가봉에 각 35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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