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회의 중 동료 위원에게 "입 좀 닥치라"고 막말을 한 데 대해 인권위 직원들이 참담한 심정을 표하며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 상임위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성노예"로 표현하고, 인권단체를 "인권 장사치"라고 비난하는 등 막말 논란을 일으켜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인권위원회지부는 20일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내에 '우리는 거부한다! 막말과 비하 발언을 일삼는 김용원, 이충상 위원을!'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붙였다.
인권위지부는 "내가 쓰는 언어는 내가 누구인지 말해준다"며 "폭언을 일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내상으로 평생을 고통받는다. 그 고통은 감히 말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다. 인간은 연약하기에 언어로도 베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 중 판사가 막말을 하면 인권위는 시정 권고를 한다"며 "(김용원·이충상) 두 상임위원의 막말은 여지없이 인권위 진정 조사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위지부는 "인권위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며 "하지만 명예와 자부심은 다 어디로 갔나. 더 이상 '인권감수성'을 운운할 수 없다. '너희나 잘 하라'는 타박을 듣게 될 테니까"라고 한탄했다. 이어 "지금 인권위에는 보편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차고도 넘친다"며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상황을 마주하면서도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참담함에 출근 자체가 고역이라는 동료들이 늘어만 간다. 그렇게 우리의 영혼은 우리도 모르게 매일 조금씩 부서져 나간다"고 했다.
인권위지부는 "이충상 위원은 사표를 제출할 때의 마음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하시라. 인사가 나길 기다리지 마시고 내일부터 그냥 출근하지 않으시면 된다"고 했다. 이어 "김용원 위원은 막말을 멈추시라. 위원님의 '브레이크 없는 벤츠(김 상임위원의 저서 제목)'가 얼마나 위험한 차인지 인권위 직원 모두가 알았으니 이제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앞서 두 상임위원은 지난 12일 인권위 상임위원회 회의 중 별다른 근거 없이 인권위 보상금 지급 대상자와 해당 업무를 하는 조사관 간에 유착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열린 인권위 상임위 회의에서 남규선 상임위원이 이를 문제 삼자 김 상임위원은 "입 좀 닥치세요"라고 했다. 남 상임위원이 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김 상임위원은 "현행범"이라고 공격하고, 이 상임위원은 "공무집행방해"라고 주장하는 등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벽에 붙은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 규탄 노조 대자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인권위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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