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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계엄비선' 의혹 노상원…예비역이 어떻게 정보사 움직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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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롯데리아 4인방' 핵심

김용현과 오랜 인연, 현 정보사령관과도 대전 선후배

김용현 지시받고 정보사 현역 간부들 만나 내용 공유

4인방 중 대령급 인사, '선관위 장악 모의했다' 진술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과 사전에 이를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의 ‘명령’이 어떻게 현역들을 움직일 수 있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장 추미애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12·3 비상계엄을 대비해 정보사령부의 불법적인 수사단 신설이 있었다며 노 전 사령관 등 이른바 ‘롯데리아 4인방’이 정보사 수사 2단을 사실상 기획에서 실행까지 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원래 계엄사령부 편제에 없는 ‘임시 편제’를 노 전 사령관 뜻대로 만들어 비상계엄을 사전에 준비하고, 현역 요원들을 지휘·통제하려 했다는 것이다.

롯데리아 4인방은 노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 및 정보사 소속 김모 대령, 정모 대령 등이다. 이들은 비상계엄 발령 직후 4일 새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해 선관위 핵심 실무자들을 수도방위사령부 B-1벙커로 납치하려 했다는게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장이다.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이들이 실제로 선관위에 투입되진 않았지만, 4·10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망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 전 사령관 지시로 사전부터 정보사령부가 움직인 모양새다.

이데일리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왼쪽)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오른쪽) (연합뉴스/KBS 보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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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사령관은 1981년 육군사관학교 41기 수석 입학했다. 당시 이름은 노용래 였는데, 이후 노상원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사단 수색대대장과 연대장을 거쳐 박흥렬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전속부관을 지냈다. 당시 박 총장의 비서실장이 김 전 장관이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소령 시절 대통령 집무실 경호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 작전과장이었는데, 노 전 사령관 역시 대위로 함께 근무했다.

박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근무했을 때 노 전 사령관은 대통령경호실 군사관리관에 발탁됐다. 이 자리는 경호실에 파견된 군부대를 관리하는 임무로 소장 진급 코스로 평가된다. 실제로 노 전 사령관은 투 스타 진급에 성공해 첩보부대장인 777사령관과 정보사령관을 역임했다. 육군정보학교장 시절인 2018년 여군 교육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했다.

박 의원 등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육사 3기수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 전후 자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전 지난달 30일 서울 한남동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햄버거 회동’ 전날 김 전 장관과 직접 대면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의 지시사항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노상원이라는 이름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이 문 사령관에게 “육사 41기 노상원 알아요?”라고 물으며 처음 알려졌다. 당시 문 사령관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가, 이후 대통령경호실 군사관리관실에서 1년 함께 근무했다고 발언을 번복했다. 육사50기 출신의 문 전 사령관은 ‘대전 선배’이기도 한 노 전 사령관과 같은 정보병과 선후배 관계다. 노 전 사령관 전역 이후에도 연락하고 지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롯데리아 4인방 중 정보사령부 소속 정모 대령 자문을 맡고 있는 김경호 변호사에 따르면 정 대령은 선관위 직원들의 출근 시 신원을 확인하고 회의실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준비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나 마스크, 두건 등 강제적 통제 방안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이같은 진술로 미뤄볼 때 노 전 사령관 및 문 전 사령관 등과의 햄버거 회동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사령관은 불명예 전역 후 2019년부터 역술인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노 전 사령관은 현역 시절 전속 운전병 등을 선발할 때 생년월일을 물어보는 등 명리학에 심취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계엄 비선’으로 지목된 노 전 사령관은 내란실행 혐의로 체포됐고,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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