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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일정 빠듯, 행정 복잡"…글로벌 R&D, '그래도' 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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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과학기자협회 기초과학 글로벌 협력 성과 및 전략 방안 토론회

머니투데이

2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 중인 명경재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 /사진=과학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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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국제공동연구·다자간 연구프로그램 등에 총 2조 2000억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R&D(연구·개발)를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R&D 시스템을 실질적인 국제공동연구 환경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초과학 글로벌 협력 성과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명경재 IBS(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은 "국제공동연구를 위해선 연구비 사전 승인 등의 절차, 간접비 비율·R&D 성과물에 대한 IP 지분율 조율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명 단장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12년간 종신직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의 첫 글로벌 R&D 플래그십 프로젝트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의 운영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는 "NIH는 미국 내에서 수행할 수 없는 독특한 연구에 자금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투자금 규모 자체가 큰데다 가장 최신식 연구기자재를 갖춰 한국 연구자에게 매우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 기회를 얻으려면 국내에서 완화해야 할 행정적 장애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게 촉박한 연구 기획 기간이다. 명 단장은 "NIH에서 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방향 기획을 잡는 데만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여 소요된다. 한국 과학자와의 공동연구 및 연구비를 신청하기 위해 또 1~2개월, 이후 연구비 신청서를 작성하고 연구비를 심사하는 데 5개월이 걸린다. 국제공동연구를 계획하는 데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주어진 회계연도 안에 각종 행정적 절차까지 고려해야 하다 보니 국내 연구자 입장에선 연구 기획부터 급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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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초과학 글로벌 협력 성과 토론회/사진=과학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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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단장은 "연구자가 연구 계획에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한편, 연구비 사전 승인과 같은 절차와 간접비 비율 등을 상대국의 실정에 맞게 조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국제공동연구개발비 운용 계획에 변동 사항이 있을 경우 반드시 중앙행정기관 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R&D 특성상 연구 계획 단계에선 변경이 잦을 수 있는데, 이때마다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또 한국의 간접비 비율이 미국 기관이 지정한 간접비 비율보다 훨씬 낮은 탓에 미국 기관과의 협업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 바 있다. 간접비는 연구자가 따낸 연구비 중 연구 지원 등을 명목으로 기관에 납부하는 비용을 말한다.

한편 현장에서는 국제공동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국제공동연구가 투자 대비 한국 연구계에 가져올 실익이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다.

명 단장은 "왜 노벨과학상이 한국에서 배출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많은데, 노벨상을 원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를 중심으로 후보 추천을 받는데, 한국 연구자가 이들 연구자와 계속 교류하고 연구 성과를 계속 각인시켜야 후보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IBS의 연구가 세계적 수준에 오른 만큼, 최고 수준의 국제공동연구에도 도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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