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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美 셧다운 위기 속 "머스크 선동 먹혔다, 정치 파워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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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게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벌써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연방의회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두고 의원들을 압박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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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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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이 임시예산안 합의를 공식화한 직후 엑스(옛 트위터)에 “이런 끔찍한 법안이 통과되는 것보다 셧다운(정부기능 일시 마비)이 낫다”고 적었다. 사진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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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임시예산안(CR) 합의를 공식화한 직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끔찍한 법안이 통과되는 것보다 '셧다운'(정부기능 일시 마비)이 낫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다른 글에선 “터무니없는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하원 또는 상원의원은 2년 내 퇴출당해야 마땅하다”며 정치적 보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올린 글 중엔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포함됐다','워싱턴에 새 스타디움을 짓는 예산 30억 달러가 포함됐다'는 등의 사실과 다른 정보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부터 20일까지 머스크가 엑스에 올린 예산안 관련 글만 150여개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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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임시예산안 합의에 반대 입장을 낸 일주 하원의원들의 글에 공감과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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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머스크의 '여론몰이'는 공화당 일부 의원들을 효과를 미쳐 공화당 내 예산안 반대 기류를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양당이 합의했던 예산안을 “미국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며 새 예산안 마련과 함께 정부부채 한도 적용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까지 반대하자, 결국 공화당은 19일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2년간 부채 한도 폐지 등이 포함된 새 자체 예산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원에 상정된 새 예산안은 전체 하원(430명, 5명 결원) 중 찬성 174표, 반대 235표로 부결됐다. 예산안 처리 시한이 20일 자정인 만큼, 정부의 셧다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머스크, 하원의장으로” “머스크가 대통령이냐”



NYT는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에 “머스크가 정치적 힘을 과시했다”면서 “(머스크의) 막강한 자산과 여론 영향력이 트럼프를 압도한다”고 평했다. 실제 머스크는 트럼프보다 약 1억1170억명의 엑스 팔로워를 더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기준 자산도 69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AP통신도 “정치권력으로서 머스크의 부상”이라고 조명했다. 통신은 머스크가 오는 2026년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자금을 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화당 내에서 입김이 더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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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매릴랜드주 랜도버 노스웨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25회 육군-해군 풋볼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운데)와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오른쪽).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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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내 반응은 엇갈린다. 민주당에선 “적어도 누가 책임자인지 알 수 있게 됐다. 머스크가 대통령이고 트럼프는 이제 부통령(짐 맥거번 하원의원)”, “머스크는 이 나라의 선출되지 않은 공동 대통령(베카발린트 의원)”이라는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NYT는 지난 19일 하원 본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머스크는 의원도 아닌데 의회 절차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반면 공화당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미국인들이 원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앤디 바 의원)”, “의회에 근본적 변화가 있기를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시작됐다(댄 비숍 의원)”는 주장도 나왔다. 급기야 하원의장을 머스크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머스크를 하원의장으로 뽑고 싶다”며 “의회 지도부가 산산이 조각나야 한다. 이번이 기회”라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의 정치적 개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20일 엑스에 “오직 AfD가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적으며 독일의 극우당 독일대안당(AfD)를 지지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7일 영국의 강성 우파 성향의 영국개혁당 나이절 패라지 대표와 트럼프의 자택 마러라고에서 만나 ‘영국의 개혁’에 뜻을 모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회동으로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에 1억 달러(약 1437억원)를 기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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