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하나”…‘5살 학대 사망’ 태권도 관장에 판사도 분노

5살 어린이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14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태권도장에서 5세 아동을 매트에 거꾸로 넣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관장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지난 19일 재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남성 A씨에게 무기징역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등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A씨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위중한 상태임에도 CCTV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관장실로 돌아온 점 등을 지적하며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 행위는 목적과 의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확립된 법리에 따라 그 자체로 고의가 없었다는 부분은 주장의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후 재판장은 A씨에게 “본인 머릿속에 피해 아동이 존재할 가치가 없고, 무시해도 되는 거처럼 생각한 것 같다”며 “반성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아울러 “사건 당시 CCTV를 확인했는데, 아이와 놀아주는 모습이 아니라 마치 아이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였다”며 “아이를 던지고 때리는 행동은 마치 강아지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는 것 같았다”고 질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학대는 인정하지만 살해 동기는 없었다고 거듭 항변했다. A씨도 최후변론에서 유족들을 향해 절을 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피해자 어머니는 “남의 새끼를 죽여놓고 장난이냐, 사형을 시켜야 한다”고 울분을 토하다 법정에서 쫓겨났다.

A씨는 지난 7월 12일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 사이에 5살 아동 B군을 거꾸로 넣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B군이 “꺼내 달라”고 외치는데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후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되자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오히려 CCTV를 삭제했다. B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1일 만에 숨을 거뒀다.

경찰은 관장이 삭제한 CCTV를 복원해 그간 피해 아동에게 140여차례의 학대가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A씨는 그간 수사 과정에서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