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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美 마이크론 전망 먹구름… 삼성전자·하이닉스 위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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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이 회사의 시장 전망에 따라 전체적인 반도체 업황 전망의 큰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최근 시장 전망을 밑도는 내년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어 상승세를 이어가려 애를 써온 국내 반도체 업종에 타격을 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 2분기(12~2월) 매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79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달러보다 12% 낮은 수준.

세계일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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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업황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제외하면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점을 들었다. 모바일, PC용 메모리 가격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마저 단기적으론 부침이 있을 것으로 봤다.

마이크론이 이처럼 어두운 전망을 내놓자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에 비해 3.28% 하락한 5만3100원에, SK하이닉스는 4.63% 내린 17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대표 반도체 관련주들을 편입한 ‘KRX 반도체 지수’ 역시 3.31% 하락한 2991.29에 거래를 마감했다.

마이크론 측은 특히 “내년에 비트 출하량이 의미 있게 순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공정 전환을 연기하고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도 HBM과 인프라,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다만 연초는 전통적인 전자업계 비수기로, HBM이나 데이터센터용 SSD 등 고수익 제품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스마트폰과 PC 등 IT 수요도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업계 3위 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메모리 사업 구조가 비슷하고 한 달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특성상 ‘업계 풍향계’로 통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시장 양극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범용 제품 생산 감축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반도체주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업종은 견조한 실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산업 내 여러 가지 우려들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는데 해당 우려들이 이미 대부분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주가 저점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어서 긴 호흡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투자전략을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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