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재대 인간중심(Human-Centric) AI 센터는 인간 및 사용자 중심의 요구와 필요를 찾아내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나 디바이스를 만드는 곳입니다”
박성준 태재대학교 AI 센터장(교수)은 최근 종로구에 인간중심 AI센터 연구소 설립 후 가진 인터뷰에서 태재대의 AI 센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부분의 AI 연구소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등 기술 중심으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태재대도 AI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인간 니즈를 우선에 두고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기술을 활용해서 만드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형 미네르바 대학으로 불리는 태재대학교는 최근 AI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AI센터를 설립하고 연구소를 마련했다. 초대 센터장으로는 박성준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부교수를 임명했다. 박성준 교수는 삼성전자 UX그룹 그룹장, SK텔레콤 수석 UX디자이너, 도쿄 공업대 리서치 펠로우를 역임한 뒤 미국 서배너 예술대학에서 각종 AI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공지능 UX 전문가이다. 상명대학교 AI+X 융합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한 뒤 최근에는 태재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성준 센터장은 “인간의 행동에는 복잡한 요인이 있지만 사회문화적 환경뿐만 아니라 이전 경험에서 얻은 학습과 기억이 영향을 미친다”며 “인공지능을 접하는 사람은 이전에 사용해 본 경험뿐만 아니라 타인이나 매체(광고 등)가 전달하는 경험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맺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회적 욕구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려는 자아실현의 욕구 등은 변화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다차원적 요인을 감안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AI 에이전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AI를 교육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는 것도 연구 주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는 태재대 수업에는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에도 시중 화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AI가 교육을 보조해 주는 별도의 플랫폼을 활용한다. 학생들이 수업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실시간 참여도에 대한 지표 등을 참고하고 있다.
박성준 센터장은 태재대 AI 센터 운영과 맞물려 태재대의 AI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태재대 AI 교육의 근간은 능동학습 방식(Active Learning)“이라면서 ”학생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던 기존 강의실 형태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한다는 핵심 개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능동학습 방식의 근간이 되는 인지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주요 3가지 원칙(Principles)을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깊은 처리(Deep Processing)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이중부호화 (Duel Coding)이다.
깊은 처리의 경우, 단순히 수업을 듣고 이해하는 수준에 그치면 쉽게 다시 잊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심층 처리를 위해서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기존 지식과 연계해 응용해야 한다. 예컨대, 기계를 학습할 때 여러 알고리즘을 배우는 것을 넘어 본인이 평소에 고민했던 문제에 대해 데이터를 가지고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켜 보고, 거기서 나온 결과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비판적으로 적용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준 센터장은 “단순 지식 전달이 주요 목표는 아니다”라며 “미리 읽어온 내용을 갖고 코드를 짜보고, 문제해결을 위한 AI를 기획하고 개발하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단계는 의도적 연습이다. 의도적 연습은 인지심리학에서 잘 알려진 원칙으로 약점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약점을 없애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몇 차례 학습을 통해 후진, 주차 등 개인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처음부터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난 약점을 정확히 짚어서 그 약점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박성준 센터장은 “학생들이 공부해서 아는 내용들은 또 가르치지 않는다”면서 “교수의 노하우를 토대로 학생들이 항상 헷갈려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그것을 간결하고 임팩트(Short Burst Lecture) 있게 잡아준다. 그래서 교수의 강의 시간이 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 단계는 이중부호화이다. 이는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이 되었는데, 교육 컨텐츠를 글자만 혹은 시각자료만으로 구성하는 것보다 두 개 이상의 모달리티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박성준 교수는 슬라이드의 글자와 시각자료를 동시에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디오나 동영상 자료를 추가한 수업방식도 연구 중이다.
박 센터장은 “태재대는 다른 대학과는 다르게 능동학습 방식으로 교육하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를 위해서 교육 목표(Learning Objective)를 분명하게 정의하고, 이 목표를 위한 수업 설계(Lesson Plans)을 정교하게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태재대학교 교원들은 한 학기의 수업을 위해 한 학기 이상의 시간을 들여 수업을 설계한다”면서 “이 점이 다른 대학교와의 가장 근원적인 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성준 센터장은 20일 잠실 광고문화회관에서 'AI 에이전트 서비스 기획 및 디자인 설계전략' 세미나에서 AI 에이전트의 현재와 미래, 기업의 대응 등에 대해 발표한다. 자세한 정보는 행사 홈페이지(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347)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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