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암호화폐 해킹 보고서 발표…
"북한 가져간 자금, 전 세계 피해액의 61%",
"북러 협력으로 사이버 범죄 활동 변화 가능성"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북한이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해킹으로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훔친 자금은 올해 전 세계 암호화폐 절취 금액의 약 61%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북한에 '암호화폐 해킹' 수익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다만 올해 6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한 이후 해킹 활동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연계된 해커 단체는 올해 47건의 암호화폐 해킹으로 13억4000만달러(약 1조9403억원)를 훔쳤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올해 탈취한 암호화폐 금액이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동시에 올해 전 세계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해킹으로 빠져나간 금액(22억달러)의 3분의2에 해당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20건의 암호화폐 해킹으로 6억6500만달러를 훔쳤다.
보고서는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은 갈수록 빈번해졌고, 해킹 기술도 정교해졌다"며 "북한의 해킹 활동을 추적해 다른 모든 해킹과 비교한 결과 북한은 지난 3년간 대규모 해킹에 지속해서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체이널리시스의 앤드류 피어만 국가안보정보 책임자는 "북한은 오랫동안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유령회사 설립 등 국제 제재를 회피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암호화폐 해킹'은 북한의 자금 조달을 위한 또 다른 메커니즘이 됐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건수와 탈취금액이 늘고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는 것은 '암호화폐 해킹'이 북한 정권의 수익사업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건수 및 탈취금액 추이 /사진=체이널리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은 1~2분기에 집중됐고 하반기부터는 활동 둔화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이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북한이 암호화폐 해킹으로 훔친 금액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약 53.73% 감소했다"며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적 자원을 재배치하는 것 이외에 (암호화폐 해킹 등) 사이버 범죄 활동 계획도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둔화 행보가 반드시 북러 정상회담과 연결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북한이 새로운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정상회담을 통해 북러 무역 및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이후 북한의 해킹 활동이 둔화했다"며 "협정 체절로 북한이 러시아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면서 암호화폐 해킹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암호화폐 해킹 피해 금액은 전년 대비(18억달러) 21.07% 늘어난 22억달러에 달했고, 해킹 건수는 지난해 282건에서 303건으로 증가했다.
세계 암호화폐 해킹 건수 및 금액 추이 /사진=체이널리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