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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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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3년, 푸틴 “준비 없이 시작” 인정…서방엔 ‘미사일 결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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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며 몸짓을 해 보이고 있다. 2024.12.19 모스크바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무런 준비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흘 만에 끝날 거라던 전쟁 3년째 장기화
푸틴 “더 체계적인 준비 필요했다” 인정


푸틴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와 관련해 “(특별군사작전 개시) 결정을 더 일찍 내렸어야 했다”며 “우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2022년 일을 시작했다. 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지에 대해서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24일 개전 초기만 해도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세계 2위의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단 사흘 만에 전쟁을 끝내리라 전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의 결사 항전 의지와 서방 무기 지원에 밀린 러시아는 3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일부를 장악한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에 대해서는 “확실히 그곳을 해방할 것이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쿠르스크에서 파괴된 우크라이나군의 장갑차 수가 지난해 1년간 파괴된 차량 수보다 많다며 “쿠르스크는 세계 최대의 나토 차량 묘지”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 전투 준비 태세, 세계 최고 수준”
“트럼프와 만날 준비 됐다…논의거리 많을 것”


서울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24.12.19 크렘린궁 공보실


이날 회견에서 미국 NBC방송 기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면 약세에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며 “러시아 군대의 전투 준비 태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도 “물론 나는 준비가 됐다. 언제든지”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타협할 준비가 됐느냐는 NBC 기자의 추가 질문에는 “정치는 타협의 기술”이라며 “항상 대화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왔지만 상대방(우크라이나)이 협상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를 만나면 논의할 것이 많이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탄불 합의·현재 전장 상황 고려되어야”
“합법적 대표와 평화협상” 젤렌스키 겨냥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없다면서도 2022년 중단된 이스탄불 합의와 현재의 전장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대표와 평화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계엄령으로 대통령직을 유지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거를 거쳐 재선한다면 그의 정당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망명을 요청하면 받아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러시아는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아마도 그는 해외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최신 미사일 ‘오레시니크’ 성능 의문에 ‘결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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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윙크하고 있다. 2024.12.19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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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달 우크라이나로 시험발사한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오레시니크’(개암나무)의 성능에 서방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창과 방패 대결 형식의 ‘21세기 하이테크 결투’를 제안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타격 목표를 정하도록 하자. 서방은 이 목표물에 미사일 방어력을 집중할 것이다. 러시아는 오레니시크로 이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며 “우리는 준비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현존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자신이 오레시니크 생산을 결정했다면서도, 이름이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우리 사람들’에게 사드에 어떤 첨단 기술이 적용됐는지 알려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잔해를 회수해 제조 과정과 적용 기술 등을 연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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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9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과 각종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4시간 27분에 걸쳐 진행됐다. 작년에는 4시간 3분 만에 끝났다.

타스 통신은 이날 수백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전화,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국민의 질문 250만건 이상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2020년과 2022년 각각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여파로 행사가 취소된 것을 제외하면 푸틴 대통령은 2013년 이후 매년 이러한 행사로 한 해 동안 발생한 국내에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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