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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한덕수 거부권 행사에 野 "여차하면 탄핵, 아직은 선 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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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으로 방향 튼 민주당
탄핵 준비는 실무적으로 마쳐
재판관 임명·특검 거부 시 탄핵
한국일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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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9일 양곡법을 비롯한 6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격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당초 공언한 것과 달리 곧바로 탄핵 카드를 꺼내지도 않았다. 불쾌하지만 본게임이 아직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공석인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와 내란∙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까지 지켜본 뒤에 한 대행의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전후로 “내란의 공범, 내란 대행으로 남으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덕수 탄핵’을 입에 올리진 않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한 대행이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과 국회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명백한 입법권 침해”라며 “국민들은 한 대행이 국민 공복으로 남을지 내란 공범으로 전락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권한대행을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동조자로 간주, 탄핵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탄핵안이 가결되자 입장이 달라졌다. 탄핵 정국에서 한 권한대행마저 물러나게 할 경우 대행의 대행이 맡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수권정당이 국정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거부권 행사가 탄핵의 바로미터가 될 것”(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이라며 한 대행을 재차 압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특검법·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레드라인'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Ⅱ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상법 개정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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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민주당은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틀었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의 키를 쥔 헌법재판관 임명과 내란∙김건희 특검법을 ‘레드라인’으로 잡았다. 이 선을 넘으면 곧바로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다. 조 대변인이 이날 한 대행이 앞으로 해야 할 일로 △헌법재판관 임명 협조 △김건희·내란 특검 공포 △내란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한 대행 탄핵안은 실무적으로 완성돼 있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에 주시하고 있다. 국회 추천 몫인 재판관 후보자 3인과 관련해 ‘권한대행에게 임명권이 있다’는 게 헌법학자들의 다수 의견이지만 국민의힘은 “임명권이 없다”며 한 대행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들의 1차적 관심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그 요구에 부합하는 측면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이나 내란∙김건희 특검법을 우선순위로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되돌아오는 6개 쟁점 법안의 재표결 절차도 미루기로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거나 내란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윤 대통령과 내란을 공모했고,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그때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한 권한대행 측의 신경전도 감지됐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거부권은 대통령에게 보장된 헌법상 권한으로 그 권한을 이어받은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이 탄핵 사유가 된다는 건, 어느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린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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