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7~19일 글로벌 전략회의
내년 경기 둔화에 고환율 리스크 덮쳐
스마트폰·TV 등 내년 보수적 목표 설정
"고환율, 핵심 부품 조달 부담 커졌다"
반도체 HBM 생산량 증가 전략도 주목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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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TV 목표치 보수적으로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이틀 간 한종희 완제품(DX)부문장 부회장 주재 아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첫날인 17일에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 위주로 보고가 이뤄졌고, 이날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이 반도체 분야 글로벌 전략회의를 주관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임원급들이 모여 각 해외법인과 각 사업부의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목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에는 국내외 임원 약 3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통상 사업별 전략을 보고받은 후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고환율 리스크는 각 회의마다 주요하게 다뤄졌다고 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딴 세상 얘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의 한 사업부 임원은 “거의 대부분 사업에서 주요 부품들을 달러화로 사기 때문에 환 리스크 탓에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환율이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이는 곧 주요 제품 판매량과 직결되는 문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갤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퀄컴으로부터 달러화로 매입하는데, 이를 원화 가치로 환산하면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 HBM 생산량 증가 전략 주목
19일 열리는 DS부문 회의는 DX보다 재계의 이목이 더 쏠린다. AI향 서버 정도를 제외하면 PC,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부진 탓에 메모리 업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299만7000대로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내년에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의도 증권가가 내년 삼성전자 DS부문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내년 3분기, 낸드플래시는 내년 1분기부터 가격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가 수익성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을 높일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HBM 생산 목표치를 올해보다 크게 높일 게 유력하다. 이외에 파운드리사업부의 ‘홀로서기’ 전략 역시 관심이 모아진다. 한진만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첫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내년 핵심 과제로 최선단 2나노미터(nm) 공정의 빠른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꼽았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034730)㈜, SK하이닉스(000660), SK텔레콤(01767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정례 회의인 전략글로벌회의의 경우 이전까지 월 1회 평일에 열었지만, 지난해 말 최 의장이 취임한 이후 격주마다 개최하고 있다.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 4일에도 최 의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초부터 시작한 리밸런싱(구조조정) 기조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직 슬림화 등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반도체, AI,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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