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명예훼손 혐의 유죄 판단…직권남용은 무죄
"피해 회복 위한 진지한 노력 하지 않고 범행 극구 부인"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해…지인·가족 등도 엄벌 타원"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보좌진 성추행 혐의'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3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8.30.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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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보좌진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완주 전 의원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지난해 7월 기소된 뒤 약 1년5개월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18일 오후 2시께부터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3선 의원으로서 자신의 수석보좌관으로 일하던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해 강제추행하고, 피해자와 내밀하게 진행하던 합의사실을 공연히 적시해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2004년께 피고인을 알게된 이후 피고인의 비서, 수석보좌관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의원실 업무를 총괄하는 등 성실히 보좌해왔다. 피고인도 피해자와 함께 일하며 많이 의지하는 등 업무적으로 각별해보인다"며 "피해자는 오래 믿고 따라온 상사로부터 이 사건을 당해 배신감·당혹감·성적 모멸감 등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배상할 기회와 시간이 충분함에도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이렇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인사상 불만 등으로 아무 잘못없는 피고인을 무고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 가족·지인 등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강제추행 범행은 계획적이기 보다는 우발적·충동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이전에 어떠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의 가족·지인이 선처를 바라고 있는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12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주점에서 의원실 소속 보좌관인 A씨의 신체를 접촉·추행한 뒤 저항하자 성관계 요구 발언을 수차례 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해 2022년 4월 A씨가 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비서관을 통해 국회사무처의 A씨에 대한 면직 절차를 밟도록 지시하고, 같은 해 5월 지역구 관계자에게 A씨가 합의를 시도했다고 알린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23년 7월 박 전 의원을 강제추행치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박 전 의원에게 적용된 강제추행치상 혐의 가운데 치상 부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대해서는 "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하려면 행위 시 발생하게 될 결과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의 경우에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의 인사 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 등이 현실적으로 방해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의원에 대해 도망의 우려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박 전 의원은 선고 이후 "징역 1년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다. 도망의 우려를 이유로 구속한다 하셨는데, 전 1년6개월 간 수사기관과 재판정에서 성실하게 재판에 임했다"며 "전 저의 방어권을 위해서 법정구속에 대해서는 비동의하겠다. 선처를 바란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된 지 1년5개월 만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원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한 사실이 불거진 이후 2022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으며, 올해 진행된 총선에도 불출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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