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설립해 양사 편입하는 방식 유력,
미쓰비시까지 편입되면 글로벌 3위 도약…
합병까지 과제 많아, 양사 주가도 엇갈려
일본의 2·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협상에 나선다. 닛산이 지분 2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도 지주사에 편입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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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협상에 나선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면적인 전기차 협업에 이어 이번엔 아예 회사 전체를 합치는 방안에 두 회사가 머리를 맞댄 것이다. 양사가 합병하면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그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편입된 두 회사가 각 브랜드를 독립 운영하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혼다와 닛산은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결정할 계획이다. 닛산이 지분 2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도 지주사에 편입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설 보도 이후 닛산은 "장래 협업에 대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합병 협상 소식은 지난 3월 양사가 배터리·자율주행 등 전기차 사업 전반에 대한 협업을 검토한 지 9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 전기차 기업들의 맹공에 두 회사 모두 실적 부진을 거듭하다 합병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애플 협력사인 대만의 전자기업 폭스콘이 경영난에 빠진 닛산에 경영 참여를 시도하면서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혼다·닛산 합병시 글로벌 자동차 순위 변화 예상/그래픽=이지혜 |
혼다(398만대)와 닛산(337만대), 미쓰비시(78만대) 3사가 통합할 경우 연간 판매대수 800만대를 웃도는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2021년 1월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프랑스 PSA그룹과 합병해 스텔란티스를 설립한 이후 가장 큰 자동차 업계 합병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토요타그룹(1123만대), 2위 폭스바겐그룹(923만대)을 잇는 3위로의 도약한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글로벌 3위인 현대차·기아(730만대)는 4위로 밀린다. 일본 자동차 업계만 놓고 보면 독보적인 1위 업체 토요타를 제외한 2~4위 업체가 하나로 묶이는 셈이다.
다만 합병 실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탕진 미즈호은행 비즈니스 솔루션부 상석주임연구원은 "독특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혼다가 완전히 다른 기업과 묶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양사 모두 경영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에 따른 우려에도 선택지가 없는 자동차 약체 기업들끼리의 연합은 그 자체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 방향도 엇갈린다. 18일 일본증시에서 오후 2시33분 기준 닛산은 23.67% 오른 417.5엔으로 상한가를 기록 중이고, 혼다는 같은 시간 3.86% 하락한 1234엔을 기록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닛산과 합치는 것이 혼다 입장에선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시장에 있다고 전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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