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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중도확장 본격화···대선 바라보는 이재명, '재명이네마을' 이장직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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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과 관련, 국정안전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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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는 20만 명 규모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이장직을 내려놓은 것은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국면에서 대권을 향한 움직임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는 대신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재명이네마을 카페에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며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업무에 주력하겠단 각오로 생각해 달라. 주민으로 경청하고 늘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재명이네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은 것은 지난 2022년 4월 이 카페의 이장직을 맡은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이 카페는 지난 2022년 3월, 20대 대선 직후 개설돼 현재 약 20만 명이 가입돼 있다.

당시 카페는 개설 한 달 만에 18만 명이 넘는 이 대표 지지자를 모아 '이재명 팬덤'을 대표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떠올랐다. 당시 가입자들은 이 대표를 '잼파파' 등 애칭으로 불렀고 이 대표도 직접 게시글을 올리는 등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다.

'재명이네마을'은 이 대표가 지난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데 발판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심화했을 당시에는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비난을 퍼부으며, '혐오 정치의 산실'이란 오명을 입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개딸'(개혁의딸)이라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의 도 넘는 행동들을 자제시켜야 함과 동시에 재명이네마을 이장직도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이 대표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비명계 의원을 향한 공격은 자제해달라 당부하긴 했지만 이장직 만큼은 유지해왔었다.

그런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후 이장직을 내려놓은 데 대해 이 대표가 외연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패거리 정치, 강성 팬덤 정치, 이런 것과 좀 거리를 두고 이제 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겠나"라며 "대선 시계가 빨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정 지지 세력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당과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계산도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 교수는 이어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힘이 당리당략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 대표가 대권 주자로서 더 통 크고 포용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도 있었을 것"이라며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모습은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받았던 모습인데 그런 부분들을 대권주자로서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의 이번 결정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현재 지지율 흐름을 보더라도 이 대표가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는 평가도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더300에 "최근 이 대표 지지율을 보면 지난 대선 당시 아슬아슬한 표차로 졌던 득표율에 못 미치는 수준 아닌가"라며 "이 대표 지지세도 상당하지만 이 대표에 반대하는 유권자 수도 상당한 게 사실이다. 그 유권자들을 얼마나 더 끌어올 수 있는지, 비호감도를 얼마나 더 낮출지가 다음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풀 숙제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득표율은 48.6%, 이 대표의 득표율은 47.8%로 이 대표는 불과 0.8%포인트(P) 차이로 석패했다.

뉴스1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 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공개한 '차기 대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 지지율은 37%를 기록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7%),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무선전화번호 RDD(무작위 전화걸기) 방식의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밖에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2년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된 상황도 변수가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더 왼쪽에서 더 선명하게' 싸우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조 전 대표가 대선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같은 진보진영 유권자를 두고 경쟁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 전 대표가 수감되면서 이 대표로선 진보진영 유권자를 빼앗길 걱정 없이 좀 더 중도 유권자들에 호소할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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