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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화생방(방사능·생물학·화학) 무기를 총괄하는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은 17일(현지시간) 오전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 대로의 아파트 입구 근처에 있는 스쿠터(킥보드)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사망했다. 보좌관 일리야 폴리카르포프 역시 키릴로프 중장과 함께 숨졌다. 폭발이 발생한 곳은 크렘린궁에서 약 7㎞ 떨어진 지역이다.
올해 54세인 키릴로프 중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에서 폭발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군 관리 중 가장 고위급이다. 2017년부터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 부대를 책임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테러로 분류하고 수사를 개시했다. 이번 폭발로 건물의 1∼4층 유리가 깨지고 주위의 차 여러 대가 파손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수사위는 위력이 약 TNT 300g인 폭발 장치가 원격으로 조종된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수집하며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스 통신은 폭발 장치의 위력이 TNT 1kg과 동일하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번 폭사가 "SBU의 특수작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논평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날 SBU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금지된 화학 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키릴로프 중장을 우크라이나 법원에 기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키릴로프 중장은 지난 10월 영국 제재의 대상에도 올랐다. 당시 영국은 키릴로프 중장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화학무기를 배치했고, 크렘린궁의 허위정보를 알리는 대변인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의 2인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역시 우크라이나 군사 및 정치 지도부를 배후로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죽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며 "암살범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상원 부의장인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텔레그램 계정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라며 "살인자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무자비하게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는 극우 사상가의 딸 다리야 두기나, 군사 블로거 브라들랜 타타르스키 등 친정부 인사들과 흑해함대 소속 잠수함 함장을 지낸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 등 군 인사들이 암살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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