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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독단적일수록 나쁜 판단을 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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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으로 이해하는 독단성

英-獨 연구진, 의사결정 실험… 깜박이는 점이 보이는 상자 제시

개수 더 많은 쪽 선택하게 한 후 두 번째는 더 명확한 정보 전달

독단적 성향일수록 첫 선택 고수… “새로운 정보 수용할 가능성 적어”

독단적인 사람은 정보를 덜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틀렸다고 해도 자신의 관점을 바꾸지 않아 결과적으로 덜 정확한 판단을 내려 위험을 자초하는 경우가 잦다.

17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저널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막스 플랑크 사이버네틱스 연구원들은 사람이 완고한 의견을 가지는 사고 패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에 참여한 라이온 슐츠는 “독단적인 사람은 자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정보에 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독단적인 사람은 그들의 세계관이 절대적인 진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제시됐을 때 자신이 가진 생각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소셜미디어(SNS)에 자기 생각을 지지하는 정보가 넘치나기 때문에 이 같은 ‘확증편향’은 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경향은 정치, 과학, 종교 등 논쟁을 양극화시킴으로써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아일보

두 개의 상자 안에 있는 점의 총수는 같다. A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점의 정보만 다르다. B에선 왼쪽과 오른쪽 상자에 똑같은 정보를 제공했다. 더 명확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많은 사람이 최종 결정에서 처음 선택한 오른쪽 상자의 점이 더 많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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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700명에게 간단한 의사결정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에게 깜박이는 점이 있는 두 개의 상자를 보고 어떤 상자에 점이 더 많이 들어 있는지 결정하도록 했다. 초기 선택을 한 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점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상자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러고 나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했다.

또 참가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독단성 수준을 측정하는 종합 설문지를 사용해 두 번째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독단적인 사람일수록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이 되는 추가 정보를 거절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덜 찾으면 최종 판단이 덜 정확하기 때문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커진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플레밍 박사는 “정치와 같은 문제에 대해 독단주의와 정보 수집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라며 “이것은 독단주의가 특정 집단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인지 과정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휴정 교수는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곧 자신이 속한 조직, 회사, 국가의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며 “자신의 관점이 여러 다른 관점 중 하나임을 인지하는 사고 능력이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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