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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의료계 소식] “우주서 생체반응 연구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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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성모병원 등 공동 연구팀

미세 중력 환경서 세포배양 공정 최초 도입

동아일보

루미르 자체위성 2호기(200kg급 소형위성)에 본과제 ‘우주 바이오 캐비넷’ 탑재. 루미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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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생체반응 연구를 통해 조혈모세포와 인공혈액의 대량생산 공정을 확립하고 희귀 혈액질환과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 사업추진단 첨단 세포치료사업단장 주지현 교수(연구책임자·서울성모병원 류머티즘내과·사진),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가톨릭의과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센터 임예리 교수 연구팀이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 ‘의료난제 극복 우주의학 혁신의료기술개발 사업’ 과제에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국제 우주정거장과 인공위성(루미르 자체 위성 2호기)을 활용해 인체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조혈모세포와 인공혈액을 제조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구 중력 환경에서 한계가 있었던 세포 분화와 증식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미세 중력 환경을 활용한 세포배양 공정을 최초로 도입한다.

이번 사업은 서울성모병원이 주관하고 루미르와 엡셀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제2차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도전을 통해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의료·건강 서비스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국민 체감형 연구개발 사업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54개월간 진행되며 총연구비는 90억 원 규모다.

우주 환경에서의 생물학적 반응은 지구 중력 환경과는 매우 다르다. 이를 통해 세포 분화와 증식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지현 교수는 “의료 분야의 혁신뿐만 아니라 우주의학과 재생의학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총 5단계로 나뉜다. 첫해에는 지구 중력 환경에서 조혈모세포 분화 공정을 확립하고 이후 미세 중력 모사 환경과 실제 우주 환경에서의 실증 연구로 이어진다. 2027년 4분기에는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우주 바이오 캐비넷에서 실험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은 미세 중력 환경에서 인체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세포 분화 연구와 우주 환경 내 실증 연구를 수행하며 이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임상 연구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입셀은 우주 환경을 활용한 인체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재생의료 치료제 제조 공정 개발을 주도하며 우주 실증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조 공정을 개선해 제품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루미르는 인공위성 기반 세포 자동 배양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우주 실증 연구를 통해 한국 최초 우주의학 실증 플랫폼 구축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실질적인 임상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혈액암, 빈혈, 면역결핍증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2016년부터 ‘Stem Cell Differentiation in Microgravity’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차례 우주 환경에서 인체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왔다. 반면 국내 우주의학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프로젝트는 국내 우주의학 분야의 중대한 진전을 이끌며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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