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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權, 느닷없이 인준 제동… 대선 전 李 상급심 판결 ‘노림수’ ['尹 탄핵' 가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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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헌법재판관 임명 발목

헌재 6인 체제 만장일치 어려울 땐

결정 지연돼 李 형량 확정 가능성

대통령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국회몫 후보 3인 모두 “가능” 답변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한자리

설전·고성 치고받으며 입장차만 확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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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7일 국회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준 절차에 느닷없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시간 끌기’가 여러모로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헌법재판소의 현행 ‘6인 체제’에서는 6명 만장일치가 되지 않는 한 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지연된다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상급심 결과가 먼저 나올 수 있다고 본 셈이다. 헌법재판관 인준 절차를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민주당 시간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재판관 임명 못 하나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재는 ‘독립적 헌법기구’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가 아닌 ‘직무정지’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탄핵안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파면된 후에라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여야가 추천한 3명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은 이와 정반대되는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정계선·마은혁·조한창 후보자에게서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이들은 일제히 “대통령 권한대행도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국회 탄핵소추로 권한 행사가 정지된 경우”는 대통령 ‘사고’ 상태에 해당한다고 이들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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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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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장, 2017년과 달라졌나

권 권한대행은 또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며 “지금 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전은 과거 민주당의 주장과 180도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 헌법학자 다수 의견”(추미애 대표), “황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헌법재판관은 국회 비준을 안 하겠다”(우상호 원내대표)는 말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대통령·대법원장 추천 몫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당시와 국회 추천 몫 임명을 앞둔 지금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이번 후임 재판관 3명이 국회 추천 몫이라는 점에서 한 권한대행이 이들을 임명하는 것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재판관이라면 (대행의 임명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국회나 대법원장 몫에 대해서는 임명할 수 있다고 보는 게 헌법학계의 일반적 견해”라고 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도 “국회와 대법원장 추천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형식적이고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며 “통상적이고 현상유지적인 직무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도 답변서에서 “따라서 국회에서 특정한 사람을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했다면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 사람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헌법조항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017년)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지명한 박한철 재판관의 후임 지명 시도가 있었기에 반대했던 것이고, 대법원장 추천 몫인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추천·임명 과정이 이뤄졌다”며 “권 권한대행의 말은 사례를 섞어서 사람들을 속이는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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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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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6인 체제’, 野 때문인가

권 권한대행은 “지금의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바로 민주당 때문”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이 진작 “여야 몫 1명씩이라도 먼저 추천하자”는 제안을 따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논란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여야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미 국민의힘이 1명,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기로 합의한 터였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현재는 국회의 후보자 추천 및 인사청문특위 위원 명단 제출이 이뤄진 상태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추천 몫은 이미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합의가 된 사안”이라며 “권 권한대행이 이를 재해석하려는 시도 자체가 내란 공모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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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이런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의견이 충돌하며 설전과 고성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태영·최우석·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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