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4자연합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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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의 한미약품(128940)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한 4자연합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 지분의 41% 이상을 보유한 한미사이언스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형제 측이 오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3일 4자 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킬링턴 유한회사)이 임종훈 대표 1인 의사에 따른 한미약품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것에 대해 이날 기각을 결정했다.
앞서 4자연합은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약 41.42%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임종훈 대표가 단독으로 행사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했다. 4자연합은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이는 회사의 적법한 의사결정 체계를 거치지 않고 형제 측의 사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권한 남용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법원 기각 결정에 따라 주총에서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미약품 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 건,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 건이 상정돼있다. 한미약품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41.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밖에 지분은 국민연금 9.43%, 신 회장 7.72%,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약 40% 등이다.
이번 법원 판결로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은 임시 주총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사이언스의 강한 지지와 함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 만큼, 임종훈 대표 측의 안건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반면 4자연합의 입지는 좁아지며 향후 경영권 방어 전략에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연한 결과”라며 “합리적 판단을 해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약 40%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주총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의 가처분 기각으로 한미사이언스와 임종훈 대표가 사실상 주총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며 “다만 약 40%를 가진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총을 앞두고 가족 간 타협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근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에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형제 측이 협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 결정이 이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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